10월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2027년도 예산안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여야가 사상 최대 규모의 예산안과 '미래대응기금'을 놓고 정면으로 부딪혔습니다. 이날 나온 두 단어가 논쟁의 성격을 압축합니다. 여당은 '성장동력', 야당은 '빚잔치'.
숫자부터: 821조와 초과 세수
내년도 예산안 규모는 821조원. 역대 최대입니다. 배경에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 세수가 있습니다. 세금이 예상보다 많이 걷혔다는 뜻이고, 그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가 이번 예산 심사의 핵심 쟁점입니다.
정부·여당이 제안한 것이 '미래대응기금'입니다. 초과 세수를 한 해에 다 쓰지 않고, 5~10년 단위의 미래 투자 재원으로 묶어 두자는 구상입니다.
여당의 논리: '지금 안 투자하면 기회를 놓친다'
민주당 김남근 의원은 첨단 전략산업 투자 필요성을 강조하며 '채무를 축소해야 한다는 것은 세계적인 산업경쟁 시대의 추세와 거리가 멀다'고 말했습니다. 청년 주거 문제를 거론하며 주택도시기금 지출이 9조8천억원 늘어난 것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건태 의원은 역사적 비교를 꺼냈습니다. 1986년 전두환 정부 당시에도 호황으로 세수가 늘었지만 재정 건전성에 무게를 두다 IMF 위기까지 몰렸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는 '이재명 정부의 2027년 예산안은 1986년과 기반이 전혀 다르고 국가 기술 경쟁력도 다르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야당의 논리: '지속 가능성이 먼저'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이거 빚잔치하는 것 아니냐'고 했습니다. 소득 재분배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성이라는 것입니다. 미래대응기금에 대해서는 '총선 전까지 대통령이 돈을 많이 쓸 수 있는 머니머신으로 보는 건 아닌가'라고 지적했습니다.
배준영 의원의 주장은 더 구체적입니다. '미래대응기금은 미래소멸기금'이라며, 여유자금 104조원을 쌓아놓고 정부 부채는 채권을 더 발행해 106조원을 만든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국가재정법 위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종욱 의원도 '국가 위기 상황도 아닌데 이렇게 확장재정을 해도 되는가', '국회 통제를 우회하는 출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전문가도 갈렸다 — 이게 진짜 쟁점
이날 공청회에서 중요한 건 정치인 발언보다 진술인들의 엇갈린 진단입니다. 같은 자료를 보고 정반대 결론을 냈습니다.
찬성 쪽: 김정훈 재정정책연구원장은 '초과 세수를 잘 활용하는 것이 기회를 살리는 방안'이라며, 미래대응기금을 'AI 초과 세수를 단년도에 쓰기보다 5년·10년을 바라보는 제도'로 평가했습니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OECD·세계은행·IMF의 긍정적 평가를 소개하며, 인프라·인력 양성은 시간이 걸리므로 부족이 현실화된 뒤 대응하면 투자 기회를 놓친다고 했습니다.
반대 쪽: 양준모 연세대 교수는 '호황 때 생긴 재원을 영구 재원으로 간주해선 안 된다'며 '이재명 정부는 세수가 늘었다면서 국가 채무를 늘리고 있다, 재정관리 의무를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미래대응기금에 대해서도 '목적과 성과 관리가 불분명하고 어설프다'며 폐기를 촉구했습니다.
옥동석 인천대 명예교수는 더 기술적인 지적을 했습니다. 미래대응기금의 세입·세출 처리가 '예산총계주의라는 헌법적 원칙의 위반'이라는 것입니다. 즉 단순한 정치 공방이 아니라 헌법적 회계 원칙 문제가 걸려 있습니다.
같은 날, 다른 현장: 주택공급
이날 국토교통부 홍지선 장관은 서울 노원구 상계2구역 재개발 현장을 찾았습니다. 약 10만㎡를 재개발해 임대 426가구 포함 총 2,200가구를 공급하는 사업입니다.
홍 장관은 '연말까지 민간 정비사업으로 서울에 3만1천가구를 착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수도권 전체로는 7만2천가구 착공 지원 중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정부와 서울시의 온도차입니다. 홍 장관은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1.2배 상향에 대해 '서울시와 실무 협의 중,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반면 서울시는 '용적률 상향은 서울시가 지속 건의해 온 방안'이라며 '정부가 추가 답변을 기다리기보다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맞받았습니다.
용산공원 부지에 대해서도 입장이 갈립니다. 국토부는 '도시정비법처럼 바로 풀 수 있는 문제부터 협력하자'는 입장이고, 서울시는 '주택공급 부지로 활용할 수 없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밝혀왔다'며 탄천물재생센터 이전 부지에 최대 1만3천호를 공급하는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두 사안이 사실은 하나로 연결된다
예산안과 주택공급은 별개 뉴스처럼 보이지만, 같은 질문을 공유합니다. '늘어난 재원을 어디에 쓸 것인가'입니다.
여당은 미래대응기금 → 첨단산업·청년주거로, 야당은 채무 축소 → 재정 건전성으로 답합니다. 국토부는 공급 확대 → 착공 실적을, 서울시는 규제 완화 → 용적률을 요구합니다. 모두 '돈을 어디에 먼저 쓸 것인가'라는 같은 문제의 다른 얼굴입니다.
사료의 한계: 오늘은 '시작'일 뿐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오늘은 공청회입니다. 여야의 입장이 확인된 자리이고, 예산안이 확정된 것이 아닙니다. 실제 심사와 조정은 앞으로 남아 있습니다.
또한 '하루 15명 사망'처럼 인터넷에서 도는 숫자가 아니라, 이날 발언과 보도된 수치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821조, 104조, 106조, 3만1천가구, 7만2천가구, 9조8천억원 — 모두 공청회 발언과 국토부 발표에서 나온 값입니다.
예산안의 각 항목이 실제로 얼마나 집행되는지, 미래대응기금이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지는 앞으로의 심사 과정에서 판가름 납니다.
그래서 오늘 무엇을 봐야 하나
첫째, '초과 세수는 일회성인가, 구조적인가'. 반도체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지느냐에 따라 '영구 재원으로 봐도 되는가'라는 질문의 답이 달라집니다. 이게 찬반 양쪽의 공통 전제입니다.
둘째, 미래대응기금의 통제 구조. 야당이 지적한 '국회 통제 우회' 문제는 기금의 운영 방식이 어떻게 설계되느냐로 결정됩니다. 금액보다 절차가 핵심일 수 있습니다.
셋째, 공급 실적의 검증. 착공 계획은 발표이고, 실제 착공은 실적입니다. 연말까지 3만1천가구가 실제로 착공되는지가 다음 관찰 지점입니다.
여러분은 이번 예산안을 '미래 투자'로 보시나요, '빚잔치'로 보시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
참고 자료
- 연합뉴스, "국힘 '빚잔치'·與 '성장동력 확보'…'내년도 정부 예산안' 공방" (2026.10.30 17:43): https://www.yna.co.kr/view/AKR20261030155000001
- 연합뉴스, "국토장관 '연내 서울민간정비 3.1만호 착공…용적률 1.2배 협의'" (2026.10.30 18:56): https://www.yna.co.kr/view/AKR20261030091152003
- 본 글은 보도된 발언과 수치를 정리한 것이며, 특정 정당의 입장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댓글9
-
빗방울
2026.10.30 20:36
-
빗방울
2026.10.30 20:43
ㄹㅇ 나중에 딴소리 하는 게 국룰임ㅋㅋ
그냥 안전하게 가는 게 최고긴 하네요
-
빗방울
2026.10.30 20:59
맞음ㅋㅋ 나중에 나라 빚 늘어나면 결국 우리가 다 메꿔야 하는 거라 그냥 보수적으로 가는 게 제일 안전할 듯요
-
빗방울
2026.10.30 21:52
ㄹㅇ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결국 세금 내는 우리만 손해 보는 구조라 킹받음ㅋㅋ
-
빗방울
2026.10.30 22:27
ㄹㅇㅋㅋ 정치인들은 말로만 미래 투자라고 하고 정작 나중에 터지면 쓱 빠져나가는 게 전문이라 더 믿음 안 감ㅋㅋ
-
빗방울
2026.10.30 22:33
ㄹㅇㅋㅋ 핑퐁 치는 거 구경만 하다가 결국 뒷감당은 우리 몫인 게 킹받는 포인트임ㅋㅋ
-
빗방울
2026.10.30 23:32
근데 예산 싸우는 것도 좋지만
정작 집값 잡는 건 둘 다 답 없어 보임ㅋㅋ
용적률이니 뭐니 해도 결국 내 집 마련은 언제 가능함?ㄷㄷ
-
빗방울
2026.10.31 00:45
ㄹㅇㅋㅋ 예산 800조 넘게 쓴다는데 정작 내 집 마련은 먼 나라 이야기인 게 킹받네요ㄷㄷ
-
빗방울
2026.10.31 02:05
근데 저 미래대응기금이라는 거 정체가 뭐임? 그냥 이름만 거창하게 붙여놓고 나중에 엉뚱한 데 쓰는 거 아닌지 의심됨ㅋㅋ
모든 이야기1439
가벼운 안부부터 깊은 생각까지, 함께 나눠요.
결국 나중에 문제 생기면 서로 남 탓할 게 뻔해서 더 불안함ㅋㅋ 그냥 적당히 쓰고 빚이나 갚는 게 속 편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