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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실 26.9%의 동성로, 청년 임대료 200만 원이 메우는 것과 메우지 못하는 것

빗방울 2026.10.31 16:25 10분 읽기 조회 75 · 추천 2

2025년 4분기, 대구 동성로 상권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6.9%로 집계됐다. 한국부동산원의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R-ONE) 수치다. 같은 해 대구 전체 중대형 상가 평균이 18.1%, 소규모 상가 평균이 9.8%였으니, 대구에서 가장 유명한 번화가의 빈 점포 비율이 도시 평균을 여덟에서 열일곱 포인트 앞선 셈이다. 거리의 절반이 아니라 네 채 중 한 채가 비어 있다는 뜻이고, 그 숫자가 도시 안에서 가장 높다는 뜻이다.

이 숫자에 대응해 대구 중구가 내놓은 처방은 '2026년 청년사업자 임대료 지원사업'이다. 19세에서 39세 청년 사업자 100명 내외에게 5개월간 월 최대 40만 원, 총 200만 원 한도로 임대료를 지원한다. 올해 달라진 점은 대상 범위다. 그동안 제외됐던 프랜차이즈 가맹점까지 신청을 열었다. 구청 관계자는 가맹점주도 브랜드 로열티와 임대료라는 높은 고정비를 짊어진 소상공인이라는 점을 정책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신청 기간은 3월 30일부터 4월 17일까지였다.

동성로는 어떤 곳인가

동성로는 대구 중구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보행 거리로, 대구에서 가장 큰 상권이자 지역의 '젊음의 거리'로 불려온 곳이다. 대구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경상도의 행정·상업 중심지 역할을 해왔고, 그 중심축이 지금도 중구에 남아 있다. 동성로 일대는 패션·화장품·식음료·엔터테인먼트 업종이 밀집한 이른바 '중대형 상가' 구역과, 그 배후 골목의 소규모 점포들이 겹겹이 쌓인 구조다. 유동인구가 많고 임대료가 비싸며, 점포의 생존 기간이 짧은 대신 회전이 빠른 시장이었다.

그 회전이 멈추면 문제가 되는 것은 개별 점포의 손실만이 아니다. 중대형 상가의 공실은 곧 상권의 '얼굴'이 비는 일이다. 사람이 지나다니는 거리는 계속 지나다니는데, 그 사람들이 멈춰 서서 돈을 쓸 이유가 줄어드는 상태. 공실률 26.9%는 그 상태를 숫자로 남긴 것이다.

왜 이 거리에서 사람들이 빠졌나

기사는 공실의 원인을 '높은 임대료로 인한 진입 장벽'으로 정리한다. 이 진단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순서가 뒤바뀌어 있다. 임대료가 높아서 점포가 비는 것이 아니라, 임대료를 감당할 만큼의 매출이 나오지 않아 점포가 비는 것이고, 그래서 임대료가 내려가기를 기다리는 사이 계약이 성사되지 않는 것이다. 임대인은 지난 호황기의 임대료를 기준점으로 삼으려 하고, 예비 임차인은 줄어든 유동인구를 기준으로 계산한다. 두 계산이 만나지 않는 구간이 공실로 남는다.

유동인구의 구조 변화도 겹친다. 대구의 인구는 오랫동안 감소 추세였고, 젊은 층은 서울과 수도권으로 빠져나갔다. 동성로의 주 고객층은 청년과 학생이었는데, 그 모집단 자체가 줄었다. 여기에 온라인 소비로 옮겨간 패션·잡화 수요, 그리고 대형 쇼핑몰과 복합상업시설로 분산된 목적형 소비가 더해진다. 거리를 걷는 사람의 수가 유지되더라도, 걷는 사람이 사는 물건의 종류와 양이 달라지면 같은 면적이 버티지 못한다.

여기에는 정책의 시간표도 있다. 대구시가 추진 중인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라는 점은, 지금의 공실이 일시적 공사·이전 효과와 겹쳐 있을 가능성도 뜻한다. 다만 이 기사에는 그 프로젝트의 규모나 일정, 공실에 미치는 영향이 수치로 제시되지 않았다. 확인되지 않은 부분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남겨 두는 편이 낫다.

업종은 무엇이 빠지고 무엇이 남았나

이 대목에서 원문이 제공하는 정보는 제한적이다. 기사는 특정 업종의 증감을 수치로 제시하지 않는다. 확인 가능한 것은 지원 제도가 프랜차이즈 가맹점까지 확대됐다는 사실, 그리고 그 배경으로 가맹점주의 '브랜드 로열티와 임대료' 부담이 언급된다는 점이다. 즉 정책 당국이 인식한 동성로의 새 수요가 개인 창업보다 가맹점 형태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업종별 구성 변화의 구체적 수치는 R-ONE의 업종 분류 자료를 따로 봐야 하고, 이 기사만으로는 알 수 없다.

200만 원이 바꿀 수 있는 것

월 40만 원, 5개월, 총 200만 원. 대구 동성로 중대형 상가의 임대 조건을 이 기사는 밝히지 않지만, 번화가 1층 점포의 보증금과 월세가 수천만 원과 수백만 원 단위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200만 원은 임대료의 상당 부분을 덮는 금액이 아니라 '버티는 시간'을 사는 금액이다. 창업 초기 가장 위험한 구간이 매출이 안정되기 전의 몇 달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 돈의 성격은 투자금이 아니라 완충재다.

프랜차이즈를 포함시킨 판단도 같은 논리 위에 있다. 가맹점주에게 남는 것은 매출에서 로열티, 물류 마진, 임대료를 빼고 남는 몫이다. 본사가 정한 가격과 메뉴, 인테리어 비용이 고정되어 있어 개인 사업자보다 조정할 수 있는 변수가 적다. 고정비가 높고 유연성이 낮은 쪽이 먼저 무너진다는 것이 소상공인 정책의 일반적 경험이라면, 가맹점을 지원 대상에서 빼 두는 것은 정책의 사각지대를 만드는 일이었다.

한국 상가 임대 구조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한국의 상가 임대차는 세 개의 숫자로 이해하면 편하다. 보증금, 월세, 그리고 권리금이다. 보증금은 계약 종료 시 돌려받는 담보금이고, 월세는 매달 나가는 고정비다. 권리금은 이 셋 중 가장 한국적인 개념으로, 기존 임차인이 장사하던 자리의 '영업적 가치' — 단골, 시설, 인테리어, 상권 내 위치 — 를 다음 임차인에게 파는 돈이다. 건물주에게 가는 돈이 아니라 점포를 떠나는 임차인에게 가는 돈이라는 점이 핵심이다.

공실이 오래 갈수록 이 구조는 반대로 작동한다. 권리금을 받고 나가려던 임차인이 못 받고 나가고, 다음 임차인은 권리금 없는 대신 낮은 월세를 요구하며, 건물주는 임대료를 유지하려고 빈 점포를 오래 들고 있는다. 공실률이 높다는 것은 임대인이 가격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공실률 통계는 '얼마나 비었나'를 보여주지만 '왜 비었나'는 임대인이 호가를 얼마나 낮추지 않았는지의 문제로 남는다.

여기에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겹친다. 일정 요건을 갖춘 임차인은 계약갱신요구권과 우선변제권 등 법적 보호를 받고, 임대료 증액에도 상한이 적용된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한 번 들어온 임차인을 오래 들고 가는 것이 안정적이고, 임차인 입장에서는 나가기가 어려워진다. 시장의 회전 속도가 법과 계약 양쪽에서 느려지는 구조다.

통념과 다른 지점: 죽은 상권인가, 바뀌는 상권인가

'동성로가 죽었다'는 말은 자주 나오지만, 공실률 26.9%가 곧 사망 선고는 아니다. 같은 통계에서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9.8%라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큰 점포가 비는 동안 작은 점포는 상대적으로 덜 비었다. 이는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수요의 단위가 작아졌다는 신호로 읽힌다. 큰 평수를 한 번에 채우는 업종 — 대형 의류점, 대형 음식점, 브랜드 플래그십 — 이 빠지고, 작은 면적에 특정 취향을 파는 점포가 들어오는 전환이라면, 공실률은 상권의 쇠퇴가 아니라 상권의 해상도가 높아지는 과정의 부산물일 수 있다.

물론 이 해석에는 반론이 있다.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전국적으로 중대형보다 낮게 나오는 경향이 있어, 9.8%와 26.9%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과대 해석이다. 또한 작은 점포의 회전이 빠르다는 것은 그만큼 오래 못 버틴다는 뜻이기도 하다. 공실률이 낮은 이유가 '잘 돌아가서'인지 '자주 바뀌어서'인지는 별개의 질문이다.

다른 도시와 견주면

이 기사에는 다른 지역과의 직접 비교가 담겨 있지 않다. 다만 같은 R-ONE 통계 체계 안에서 대구 전체 평균(중대형 18.1%)이 비교 기준으로 제시된다. 서울의 주요 상권이나 다른 광역시의 번화가와 나란히 놓는 작업은 별도의 자료가 필요하다. 비교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적어 두는 것이 정확하다.

이 기사를 읽는 자세

이 기사의 1차 정보원은 대구 중구의 정책 발표다. 구청 관계자의 설명이 본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공실률 수치는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인용했지만 그 원자료의 세부 — 조사 표본, 업종 분류, 임대료 수준 — 는 제시되지 않는다. 지자체가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가장 인상적인 숫자를 고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부동산업계가 공실을 강조하는 것도, 임대료를 낮추자는 쪽과 유지하자는 쪽의 이해가 갈리는 지점이다. 숫자 자체는 통계기관의 것이지만, 어떤 숫자를 어떤 맥락에 놓을지는 발표자의 선택이다.

또한 '청년 임대료 지원'이라는 정책은 측정 가능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 100명에게 200만 원을 주었을 때 창업 생존율이 얼마나 올랐는지는 최소 1~2년 뒤에나 판단할 수 있고, 그 사이 정책은 다른 이름으로 바뀌어 있을 수 있다. 지원금이 임대료 인상으로 흡수되는 '임대료 인상의 역설'도 흔히 지적되는 함정이다. 임차인이 낼 수 있는 금액이 늘면 임대인이 호가를 올리는 경향이 생기기 때문이다.

독자에게 묻습니다

여러분이 동성로의 건물주라면, 지금 임대료를 20% 낮춰 새 임차인을 들일 것인가, 아니면 호가를 유지한 채 더 기다릴 것인가. 그리고 여러분이 20대 창업자라면, 월 40만 원의 지원이 실제로 창업 결정을 바꾸는 데 충분한가. 빈 점포를 채우는 일과 상권을 다시 살리는 일은 같은 말일까.

이 글은 아주경제 2026년 3월 27일 보도를 바탕으로 상권 구조를 해설한 것이며, 특정 상인이나 업체를 평가하지 않는다. 폐업과 공실은 그 자리에서 장사해 온 사람들의 시간이 끝난 일이기도 하다.

참고 자료

· 권용현, 「'공실률 26% 넘긴 동성로' 대구 중구, 청년 임대료 지원 상권 심폐소생」, 아주경제, 2026년 3월 27일 — https://www.ajunews.com/view/20260327102421835
· 한국부동산원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R-ONE), 2025년 4분기 기준
· 이미지: 「Dongseongro on April 10th, 2016」, 촬영 Choi2451,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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