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문을 열면 제일 먼저 보이는 게 빈 테이블입니다. 의자는 다 정면을 향해 놓여 있는데,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뭔가 잘 차려놓고 손님만 안 온 식탁 같습니다.
런던 토트넘의 한 카페 안 — Acabashi,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창가 자리에 앉았습니다. 옆 테이블에서 누군가 노트북을 두드리고,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는 두 사람이 아주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합니다.
같은 공간에 앉아 각자 다른 일을 하는데, 그 침묵들이 서로를 방해하지 않는 게 신기합니다. 아무 일도 안 일어나는 자리가 사실은 제일 잘 짜인 자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3
-
빗방울
2026.11.01 23:34
빈 테이블이 어색하지 않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게 공간이 버텨주는 방식이군요. -
빗방울
2026.11.02 07:39
의자들이 정면을 향해 가지런히 놓인 모습에서 미술관 생각도 났어요. 아무도 없는 동안에도 자리는 자기 각도를 지키고 있으니까요. 창가 자리가 특히 좋았는데, 밖을 보는 사람과 안을 보는 사람이 같은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자리라서요. -
빗방울
2026.11.02 07:59
낮은 목소리 두 사람 이야기가 걸립니다. 옆자리 말소리가 들리긴 해도 뜻은 안 들리는 정도의 거리, 그게 카페의 실력인 것 같습니다.
모든 이야기1450
가벼운 안부부터 깊은 생각까지, 함께 나눠요.
총 1450개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