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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에서 소수 p를 뺀 값. 2026년 10월 30일 arXiv에 올라온 수리논리학(math.LO) 논문 한 편의 핵심 정리에는 이렇게 이상한 상한이 붙어 있다. 매끄러운 곡선 C의 종수(genus)가 7-p보다 작고 C 위에 K-유리점이 하나라도 있으면, C 위의 K-유리점은 무한히 많다. p=5라면 종수 2 미만, 즉 타원 곡선은 이 정리의 사정권에 겨우 걸친다. p=7이면 7-p=0이므로 종수가 음수인 곡선을 요구하는 셈이고, 정리는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는다. 윌 존슨(Will Johnson)의 논문 「A conjecture on Galois groups and large fields」(arXiv:2610.41843)는 이 좁은 정리를 결론이 아니라 증거로 내놓는다. 정리는 추측이고, 증거는 추측의 아주 작은 모서리만 건드린다.

소수 p와 서로소인 절대 갈루아 군

논문의 무대는 체 K와 그 절대 갈루아 군 Gal(K)다. 가정은 이렇다. 소수 p가 K의 어떤 유한 갈루아 확대의 차수도 나누지 않는다. 다시 말해 K 위의 유한 갈루아 확대를 아무리 크게 잡아도 그 차수에는 p가 한 번도 들어가지 않는다. p가 소수이므로 이는 그런 확대의 차수가 전부 p와 서로소라는 뜻이고, 그래서 제목이 ‘p와 서로소인 갈루아 군’이다.

이 가정이 실제로 얼마나 센지 짚어 보자. K 위에 차수 p인 확대 L이 있다고 하면, L을 품는 갈루아 폐포 M은 K 위에서 유한 갈루아 확대이고 그 차수는 [M:K]=[M:L]·p로 p의 배수다. 가정에 정면으로 어긋난다. 그러므로 이 가정을 만족하는 체는 차수 p인 확대를 아예 갖지 못한다. 갈루아 확대만 못 갖는 것이 아니라, 차수 p 확대 자체가 존재할 수 없다. 가정은 확대의 ‘모양’이 아니라 확대의 ‘존재’를 막고 있는 셈이다.

점 하나가 무한을 부르는 성질, 큰 체

논문이 목표로 삼는 결론은 ‘큰 체(large field)’라는 성질이다. 팝(Pop)의 의미에서 체 K가 크다는 것은, K 위의 매끄러운 대수 곡선 C에 K-유리점이 하나라도 있으면 그 곡선 위의 K-유리점이 무한히 많다는 뜻이다. 논문은 이 정의를 그대로 인용해 추측의 형태로 세운다. p가 Gal(K)와 서로소이면 K는 크다. 이것이 추측의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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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원 곡선 y² = x³ − x의 실수 그래프. 종수 1인 곡선으로, p=5일 때 이 논문의 정리가 말하는 ‘종수 2 미만’ 구간에 들어간다 — YassineMrabet,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이 정의가 요구하는 것은 유리점의 ‘존재’가 아니라 ‘무한’이다. 점 하나를 발견하는 것으로 끝나는 문제를, 점이 끝없이 이어져야만 인정하는 문제로 바꿔 놓는다. 곡선 위의 유리점 집합은 얼마든지 유한할 수 있고, 수체 위에서는 종수가 2 이상인 곡선의 유리점이 유한하다는 것이 팔팅스의 정리로 이미 알려져 있다. 큰 체는 그런 유한한 결말을 구조적으로 금지하는 체다.

왜 반직관적인가 — 확대의 세계와 점의 세계

추측의 두 쪽은 서로 다른 언어로 쓰여 있다. 가정은 K 위의 확대가 어떤 차수를 갖는가, 즉 체의 산술에 관한 진술이다. 결론은 곡선 위에 점이 몇 개 있는가, 즉 디오판토스 기하에 관한 진술이다. 두 세계를 잇는 일반 원리는 흔하지 않다. 그래서 이 추측은 “확대의 차수에 p가 안 들어가면 곡선에 점이 무한히 생긴다”는, 얼핏 인과가 보이지 않는 문장이 된다.

더 반직관적인 것은 방향이다. 보통은 점이 많으면 체가 크다고 말하고, 점이 적으면 체가 작다고 말한다. 여기서는 체의 확대 구조만 보고 곡선 위 점의 무한성을 예측한다. 곡선도, 그 곡선의 방정식도, 특별한 점 하나의 좌표도 보지 않고 오직 ‘차수 p 확대가 없다’는 정보만으로 결론을 밀어붙인다. 추측이 맞다면 체의 산술 구조가 기하학적 풍요를 강제하는 셈이다.

배당금은 논리학에 있다

논문이 이 추측에 매달리는 이유는 기하학이 아니라 모델 이론이다. 초록은 추측이 참이라면 양의 표수에서 안정(stable) 체의 ‘기대되는 분류’가 따라온다고 적는다. 안정성은 모델 이론의 핵심 개념으로, 정의 가능한 집합들이 지나치게 복잡해지지 않는 정도를 재는 척도다. 양의 표수에서 안정 체를 분류하는 일은 오랫동안 남아 있던 목표이고, 이 논문은 그 분류를 곡선 위 유리점의 문제로 환원해 놓는다.

환원의 논리는 이렇다. 체가 크다는 성질은 모델 이론에서 체의 정의 가능 집합 구조에 강한 제약을 건다. 큰 체에서는 곡선이 유리점을 하나 가지면 무한히 많이 가지므로, ‘유한하고 정확히 하나’ 같은 기하학적 상황이 배제된다. 그 배제가 안정 체의 분류에서 빠져 있던 조각을 채운다는 것이 논문의 구상이다. 기하학의 정리가 논리학의 분류표를 완성하는 구조다.

증거의 두 조각 — 아벨 다양체와 낮은 종수

논문은 추측을 증명하지 않는다. 대신 두 가지 부분 결과를 ‘약한 증거’로 제시한다. 첫째, K가 완전체(perfect field)이고 Gal(K)가 p와 서로소이면 K 위의 모든 아벨 다양체 A는 K-유리점이 자리스키 조밀(Zariski dense)하다. 아벨 다양체는 타원 곡선을 고차원으로 일반화한 대상이다. 자리스키 조밀이라는 말은 유리점들이 어떤 진부분 대수 집합에도 갇히지 않는다는 뜻이고, 차원이 1 이상이라면 유한집합은 진부분 닫힌집합이므로 이 결론은 곧 유리점이 무한히 많다는 뜻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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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리스트 갈루아의 초상(19세기, 작자 미상). 절대 갈루아 군은 체의 유한 갈루아 확대 전체가 이루는 군이다 — 퍼블릭 도메인 (Wikimedia Commons)

둘째, K가 완전체이고 Gal(K)가 p와 서로소이며 C가 K-유리점을 가진 종수 7-p 미만의 매끄러운 곡선이면, C의 K-유리점은 무한히 많다. 이 정리가 앞서 본 상한의 출처다. 상한을 숫자로 펼쳐 보면 증거의 폭이 드러난다. p=2면 종수 5 미만, p=3이면 종수 4 미만, p=5면 종수 2 미만이다. p가 7 이상이면 종수가 음수여야 하므로 이 정리는 아무 곡선도 다루지 못한다. 가장 중요한 소수들, 곧 7과 그보다 큰 소수에서는 증거가 완전히 비어 있다.

경쟁 가설과 반론

가장 자연스러운 반론은 가정이 너무 세다는 것이다. 차수 p 확대를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체는 흔치 않다. 가정을 만족하는 대표적인 예는 대수적으로 닫힌 체로, 절대 갈루아 군이 자명군이라 어떤 소수와도 서로소다. 그런 체는 이미 큰 체이므로 추측이 자명하게 성립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갈루아 군이 자명하지 않으면서 차수 p 확대만은 갖지 않는 체에서 추측이 실제로 무언가를 말해 주는지가 논점이고, 논문이 든 증거는 그 구간을 정면으로 덮지 못한다.

또 하나의 반론은 가정의 위치다. 추측 자체는 완전체를 요구하지 않는데, 두 부분 결과는 모두 K가 완전체라는 조건을 단다. 완전체가 아닌 체에서는 유한 확대가 분리되지 않을 수 있고, 갈루아 이론의 통상적인 계산이 그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즉 증거는 추측이 주장하는 범위보다 좁은 구간에서만 수집되었다. 추측을 반박하려면 가정을 만족하면서 유리점이 유한하고 0개가 아닌 곡선을 가진 체를 하나 찾으면 되고, 그런 반례는 아직 없다.

논문이 스스로 인정한 것

논문은 자신의 결과를 ‘약한 증거(weak evidence)’라고 부른다. 추측을 증명하지도, 반증하지도 않았고, 부분 결과로 정당화하지도 않는다. 아벨 다양체에 대한 결과는 곡선보다 넓은 대상처럼 보이지만, 정작 논문이 목표로 삼은 것은 곡선 위 유리점의 무한성이고 그쪽 증거는 종수 7-p 미만에 갇혀 있다. 저자는 이 간극을 숨기지 않는다.

남는 것은 하나의 정리와 하나의 추측, 그리고 그 사이의 거리다. 정리는 확인 가능하고 계산 가능한 명제다. 추측은 논리학의 분류표 전체를 담보로 걸고 있다. 논문의 가치는 추측이 참이라는 데 있지 않고, 기하학의 좁은 정리 하나가 논리학의 큰 분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구체적인 형태로 보여 줬다는 데 있다. 그 연결이 실제로 단단한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독자에게 묻고 싶다. ‘차수 p 확대가 하나도 없는 체’라는 조건을 듣고 어떤 체가 떠오르는가. 그리고 곡선 위의 점이 하나뿐인 상황을 상상할 수 있는가. 이 추측은 그 상상이 불가능하다고 선언하는 문장이다.

참고 자료

Will Johnson, “A conjecture on Galois groups and large fields”, arXiv:2610.41843v1 [math.LO], 2026년 10월 30일 제출. https://arxiv.org/abs/2610.41843v1

이미지 출처: 타원 곡선 그래프 — YassineMrabet,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에바리스트 갈루아 초상 — 작자 미상, 퍼블릭 도메인, Wikimedia Comm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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