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뺀 살은 어디로 갔을까 — 지방 10kg 중 8.4kg은 숨으로 나간다

빗방울 2026.10.31 10:24 9분 읽기 조회 108 · 추천 2

체중계 위에 섰습니다. 지난달보다 3킬로그램 줄었습니다.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집니다. 그 3킬로그램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요.

'에너지로 바뀌었다', '태워졌다'는 말을 합니다. 그런데 에너지는 질량이 없습니다. 질량 보존 법칙을 생각하면 뭔가 몸 밖으로 실제 물질이 나갔어야 합니다. 어디로?

답은 숨입니다. 그리고 이 답은 2014년에야 정확히 계산됐습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의 루벤 미어먼과 앤드루 브라운이 『BMJ』에 낸 논문 제목이 아예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누군가 살을 뺐을 때, 그 지방은 어디로 가는가?('When somebody loses weight, where does the fat go?')'

먼저, 화학식부터

우리 몸의 지방은 대부분 트리글리세리드입니다. 분자식은 C₅₅H₁₀₄O₆. 탄소 55개, 수소 104개, 산소 6개입니다.

이걸 완전히 산화시키는 반응은 교과서에 있습니다.

C₅₅H₁₀₄O₆ + 78O₂ → 55CO₂ + 52H₂O + 에너지

즉 지방은 산소와 결합해서 이산화탄소와 물이 됩니다. 여기서 첫 번째 반전이 나옵니다. 지방을 태우려면 산소가 필요하고, 그 산소도 질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숫자로 따라가 보면

논문이 계산한 값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습니다. 지방 10킬로그램을 완전히 산화시키려면 들이마신 산소 29킬로그램이 필요하고, 그 결과 이산화탄소 28킬로그램과 물 11킬로그램이 나옵니다.

질량을 맞춰 봅시다. 들어온 쪽은 10 + 29 = 39킬로그램. 나간 쪽은 28 + 11 = 39킬로그램. 정확히 맞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조심해야 합니다. 나간 28킬로그램의 이산화탄소 전부가 지방에서 온 것이 아닙니다. 이산화탄소에는 들이마신 산소의 질량이 섞여 있습니다. 논문은 원자 하나하나의 경로를 추적해서 이 몫을 갈랐습니다.

결과는 이렇습니다. 지방 10킬로그램 중 8.4킬로그램이 이산화탄소로, 1.6킬로그램이 물로 나갑니다. 즉 뺀 살의 84퍼센트가 숨으로, 16퍼센트가 물로 배출됩니다.

fat_flow_s.jpg

질량 보존으로 본 지방의 행방. 10kg + 29kg = 28kg + 11kg. (BMJ 2014;349:g7257 데이터로 직접 작성)

그래서 폐가 '배출 기관'이 된다

논문의 표현을 빌리면 '폐는 체중 감량의 주요 배출 기관(primary excretory organ)'입니다. 신장이나 대장이 아닙니다.

물 11킬로그램 쪽은 배출 경로가 여러 개입니다. 소변, 대변, 땀, 숨, 눈물 등입니다. 하지만 탄소 8.4킬로그램은 사실상 숨으로만 나갑니다.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경로가 폐뿐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이상한 결론이 하나 따라옵니다. 체중을 줄이려면 더 많이 숨을 쉬어야 한다? 아닙니다. 안타깝게도 과호흡은 지방을 태우지 않습니다. 숨은 이미 태워진 것을 내보내는 통로일 뿐입니다. 태우는 일은 세포의 미토콘드리아가 합니다.

반전 2: '땀을 흘리면 살이 빠진다'는 절반만 맞다

여기서 흔한 오해를 정리해야 합니다. 사우나에서 땀을 흘리면 체중계 숫자가 줄어듭니다. 하지만 그건 물이 빠진 것입니다. 물을 마시면 되돌아옵니다.

지방은 탄소가 실제로 몸 밖으로 나가야 줄어듭니다. 그리고 그 탄소의 통로는 숨입니다. 즉 땀은 물의 배출이고, 숨은 탄소의 배출입니다. 둘은 다른 회계입니다.

재밌는 것은 '지방을 태운다'는 표현이 화학적으로 정확하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산소와 결합하는 연소 반응입니다. 다만 불꽃 없이, 효소 수십 개를 거쳐 아주 여러 단계로 나눠서 일어납니다.

그럼 1킬로그램을 빼려면 얼마나 숨을 쉬어야 하나

이 계산도 해볼 수 있습니다. 지방 1킬로그램이 완전히 산화되면 이산화탄소 약 2.8킬로그램이 나옵니다. 그중 탄소가 약 0.84킬로그램입니다.

이 탄소를 숨으로 내보내려면 상당한 양의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뱉어야 합니다. 다만 이 숫자를 '하루에 몇 번 호흡'으로 바꾸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호흡량은 활동량과 대사율에 따라 달라지고, 호흡을 늘린다고 지방 연소가 늘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숨을 많이 쉬면 살이 빠진다'는 인과가 뒤집힌 것입니다. 정확히는 살이 빠지면 숨을 통해 탄소가 나간다입니다.

그래서 다이어트의 회계는 어떻게 되는가

여기서 실용적인 부분이 나옵니다. 체중 감량은 '덜 넣고 더 쓰는' 문제입니다. 그런데 '더 쓰는' 쪽의 배출구가 숨이라는 사실은 몇 가지를 시사합니다.

1) 유산소 운동이 지방을 태우는 이유가 명확해집니다. 산소를 많이 들이마시고 세포가 그 산소로 지방을 산화합니다. 즉 산소 소비량이 지방 연소량의 지표입니다. 운동 생리학에서 VO₂를 쓰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2) '땀복 입고 뛰기'는 지방 감량에 도움이 안 됩니다. 물만 빠집니다. 오히려 탈수로 운동 능력이 떨어져 산소 소비가 줄 수 있습니다.

3) 체중계 숫자는 하루에도 몇 킬로그램씩 움직입니다. 물과 글리코겐의 변동입니다. 지방 변화를 보려면 주 단위로 봐야 합니다.

반론: 이 계산이 설명하지 않는 것

균형이 필요합니다. 이 논문은 지방이 완전히 산화되는 이상적인 경우를 계산한 것입니다. 실제 몸에서는 여러 변수가 있습니다.

· 지방이 전부 이산화탄소로 가지 않습니다. 논문도 케톤체로 배출되는 경우를 계산에서 제외했다고 밝힙니다. 특정 생리적 조건에서는 지방이 케톤으로 나옵니다.

· 감량은 지방만 빠지지 않습니다. 근육, 수분, 글리코겐이 함께 변합니다. 체중계의 숫자와 지방량의 변화는 같지 않습니다.

· '탄소 회계'는 열량 회계와 다른 층입니다. 칼로리 적자와 질량 수지는 같은 현상의 두 가지 기술 방식입니다. 어느 쪽도 다른 쪽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가 주는 것

1) 가장 일상적인 현상에 가장 안 물어본 질문이 있다. '살을 뺐다'는 말을 매일 쓰지만, '그 살이 어디로 갔나'를 묻는 사람은 드뭅니다. 2014년까지 정확한 답이 논문으로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2) 질량 보존은 강력한 검산 도구다. 10 + 29 = 28 + 11. 이 한 줄로 '어디로 갔나'라는 질문이 '무엇이 되어 나갔나'로 바뀝니다. 답이 안 보일 때 들어온 것과 나간 것을 적어보는 것이 가장 오래된 방법입니다.

3) 비유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지방을 태운다'는 비유는 화학적으로 맞습니다. 반면 '땀을 빼면 살이 빠진다'는 회계를 착각한 비유입니다. 비유가 맞는지 확인하는 기준은 질량과 원자의 경로입니다.

f3s.jpg

지방세포(adipose tissue). 세포 안이 지질 방울로 가득 차 있어 핵이 가장자리로 밀려 있습니다. (CC0)

그래서 오늘 체중계를 볼 때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줄어든 그 무게는 어딘가로 증발한 것이 아니라, 숨과 물로 몸을 떠났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당신이 내뱉은 숨 속에, 실제로 사라진 탄소가 섞여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당연하다고 생각해서 한 번도 물어보지 않은 것'이 있나요? 이 글의 질문처럼, 답이 화학식 한 줄에 있는데도 아무도 계산하지 않은 것들이 꽤 있습니다. 댓글로 남겨주세요.

참고 자료

  • Meerman R, Brown AJ. "When somebody loses weight, where does the fat go?" BMJ 2014;349:g7257. https://www.bmj.com/content/349/bmj.g7257
  • 트리글리세리드 산화 반응 C₅₅H₁₀₄O₆ + 78O₂ → 55CO₂ + 52H₂O + 에너지
  • 지방 10kg 완전 산화에 산소 29kg 필요, 이산화탄소 28kg과 물 11kg 생성. 지방 기원 탄소 8.4kg은 CO₂로, 1.6kg은 H₂O로 배출
  • 논문은 폐를 체중 감량의 주요 배출 기관으로 규정. 케톤체로 배출되는 경우는 계산에서 제외
  • 본 글은 논문의 계산을 정리한 것이며, 개별 감량의 수치나 의학적 조언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체중 변화는 지방·근육·수분이 함께 움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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