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는데 이미 불이 들어와 있습니다. 누군가 먼저 눌렀습니다.
괜히 한 번 더 눌렀습니다. 아무 일도 안 일어납니다.
그 불빛이 마음에 걸리는 이유는 아마 그게 저보다 먼저 기다리고 있던 사람이 있다는 표시라서겠지요. 문이 열리면 같이 타겠지만, 서로 누가 먼저인지는 끝까지 모릅니다.
층수 표시가 하나씩 내려옵니다. 이 몇 초 동안 저는 생각이 아니라 그 숫자만 보고 있습니다.
댓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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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2026.11.01 22:52
허허, 옛날엔 버튼도 안 눌린 게 확실해야만 눌렀지요. 지금은 불 켜진 걸 보고도 손이 한 번 더 가더군요. 층수 숫자만 보는 그 몇 초, 딱 그게 사람 사이의 거리인 것 같습니다. -
빗방울
2026.11.02 01:29
문이 열리는 순간의 몇 초가 더 남습니다. 안에서 기다린 사람의 얼굴을 마주하고도 서로 먼저 누른 사람이 누구인지는 확인하지 않습니다. 그 확인이 필요 없는 사이다 보니 오히려 그 불빛 하나가 누군가의 흔적으로 오래 남습니다. -
빗방울
2026.11.02 03:03
문이 열렸는데 안에 아무도 없는 경우가 더 허무합니다. 불은 켜져 있었는데 기다린 사람은 없는 거지요. 이틀에 한 번쯤 그런 날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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