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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개 팀이 지원한 첫 합성생물학 경진대회 — 13팀 시상, 4팀 iGEM행, 남은 질문

빗방울 2026.11.04 03:56 10분 읽기 조회 25 · 추천 2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6년 11월 2일부터 3일까지 부산에서 연 '합성생물학 경진대회(IDEA-B)' 본선에서 전국 37개 기관 104개 팀이 지원해 35팀이 본선에 올랐고, 그중 13팀이 상을 받았습니다. 숫자 하나가 눈에 띕니다. 상을 받은 13팀 가운데 국제대회(iGEM) 참가비를 지원받는 팀은 대학원생 3팀과 대학생 1팀, 모두 합쳐 4팀입니다. 팀당 최대 4천만 원, 대회 전체로는 최대 1억 6천만 원 규모입니다. 즉 이 사업이 실제로 하는 일은 '시상'보다 '학생 4팀을 국제 무대로 보내는 것'에 가깝습니다.

겉으로는 학생 경연대회 개최 소식이지만, 읽어보면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정부가 첨단 전략기술 분야의 인력 부족을 어떻게 메울지에 대한 첫 실험이고, 그 실험의 성적표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1. 왜 지금, 왜 '경진대회'인가

합성생물학은 살아 있는 세포의 유전자를 설계·조립해 원하는 물질이나 기능을 만들어 내는 분야입니다. 백신, 항암제, 바이오 소재, 친환경 농약의 상당 부분이 이 기술 위에 서 있고, 정부는 일찍부터 이를 '첨단 전략기술'로 분류해 왔습니다. 문제는 그 기술을 만들 사람입니다. 실험실에서 유전자 회로를 설계하려면 생물학 지식에 더해 공학적 설계 감각과 데이터 처리 능력이 함께 있어야 하는데, 국내 교육 과정은 이 셋을 따로따로 가르칩니다.

그래서 이 대회의 설명이 흥미롭습니다. 보도자료는 '학제 간 경계를 뛰어넘는 문제해결 사례'를 뽑는 것을 성과로 내세웁니다. 의료·농업·식품·소재·에너지 문제를 학생들이 직접 골라 해법을 제시했고, 바이오에 공학·정보·AI를 붙인 발상이 눈에 띄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이 대회는 '연구 성과를 겨루는 자리'라기보다 '서로 다른 전공을 붙여 보는 자리'로 설계됐습니다. 대학원생과 대학생을 한 무대에 세운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2. 무엇이 결정됐고, 무엇이 지원되는가

확정된 사실은 이렇습니다. 주최는 과기정통부, 주관은 한국합성생물학발전협의회(대회 책임자 충남대 김동명 교수)이고, 올해가 첫 개최입니다. 1차 서면심사로 대학생 20팀·대학원생 15팀, 총 35팀이 본선에 진출했습니다. 본선에서는 연구 성과 전시와 발표 심사를 거쳐 전문가 평가단이 13팀을 우수팀으로 골랐고, 부총리상(대상) 2팀,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상(최우수상) 2팀, 발전협의회 회장상 9팀(우수상 2팀·장려상 7팀)이 배정됐습니다.

대상은 두 팀입니다. KAIST 'K-Innovation'팀은 암세포에 붙는 융합단백질을 매개로 합성 전사인자를 조립해 치료물질이 발현되게 하는 'INNOBATE' 시스템을 만들었고, 마우스 종양 모델에서 치료 가능성까지 평가했습니다. 인하대 'Backyard guardian'팀은 식물이 내는 위험 신호(살리실산)에 반응하는 유전자 회로를 이용해, 해충인 작은뿌리파리와 뿌리 주변 병원성 곰팡이를 한 번에 억제하는 미생물 방제를 제안했습니다. 화학 농약이 해충용과 곰팡이용을 따로 써야 했던 구조를 하나로 합치겠다는 발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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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합성생물학 경진대회 보도자료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6.11.03, 정책브리핑(korea.kr) 화면 캡처

수상팀의 연구 주제를 훑으면 이 대회가 실제로 무엇을 훈련시켰는지 보입니다. 무세포 합성으로 고양이 신부전을 조기 진단하는 스마트 모래, 생물광물화로 스스로 금이 간 콘크리트를 메우는 미생물, 저농도 말라리아 감염을 현장에서 잡아내는 등온 진단, 악취를 선택적으로 줄이는 효소 기술, 우주 장기 체류에서 근육이 어떻게 변하는지 프로파일링한 연구까지 나왔습니다. 공통점은 '논문'이 아니라 '쓸 수 있는 것'에 가깝습니다.

3. 이해관계자별로 누가 무엇을 얻는가

학생에게 얻는 것은 상장과 상금이 아니라 다음 단계의 자금과 경험입니다. iGEM은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직접 팀을 꾸려 1년 가까이 연구하고 국제 무대에서 결과를 발표하는 대회로, 참가 자체가 해외 연구 이력이 됩니다. 참가비와 등록·운송 비용이 팀당 수천만 원 수준이라 개인이나 연구실에서 마련하기 쉽지 않은데, 최대 4천만 원 지원은 이 장벽을 정면으로 없애줍니다. 특히 이번에 뽑힌 4팀은 '전국에서 104팀이 지원한 대회의 상위 4팀'이라는 선별을 거쳤으므로, 지원금 자체보다 그 선별이 이력서에 남는 효과가 큽니다.

대학과 연구실은 인재 파이프라인을 얻습니다. 본선 진출 35팀은 대학생 20팀·대학원생 15팀이고, 이들이 전시와 심사를 거쳐 평가단의 눈에 들어갔다는 것은 곧 '이 학생이 어느 연구실에서 어떤 일을 해냈다'는 정보가 공개됐다는 뜻입니다. 보통 이런 정보는 학회 구두발표나 지도교수의 인맥을 통해서만 흩어지는데, 정부가 주최하는 무대에서 한 번에 정리됐습니다. 반대로 교수 입장에서는 우수 학생의 조기 확보 경쟁이 시작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정부는 무엇을 얻을까요. 정책 성과의 가시성입니다. 인재 양성 사업은 회계연도 안에 성과를 보여주기가 어렵지만, 경진대회는 개최 사실·참가 팀 수·수상 팀 이름이 한 번에 남습니다. 여기에 첫 대회라 '국내 첫 시도'라는 서사가 붙습니다. 반면 잃는 것은 없어 보이지만, 조용히 잃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104팀이 지원해 13팀이 상을 받았으니 91팀은 아무것도 받지 못했습니다. 탈락자에 대한 후속 지원은 보도자료에 없습니다.

4. 통념과 다른 지점 — '대회'인데 성과물이 대회 밖에 있다

보통 경진대회는 대회 안에서 끝납니다. 시상하고 사진 찍고 공고문이 내려가면 종결됩니다. 그런데 이 사업에서 실제 예산이 움직이는 지점은 대회가 끝난 뒤입니다. 대학생 2팀은 5월에 미리 선발해 후속 연구를 지원했고, 이번 심사 결과로 대학원생 3팀과 대학생 1팀이 내년 국제대회에 나갑니다. 즉 이 대회는 '선발전'이고, 본선은 선발대회의 예선에 해당합니다. 대회 자체의 화려함과 실제 지원의 무게중심이 어긋나 있다는 점이 이 보도자료를 읽을 때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또 하나. 이 대회는 대학원생과 대학생을 한 표로 줄 세우지 않았습니다. 대학원생 팀과 대학생 팀에서 각각 대상을 하나씩 뽑았고, iGEM 지원도 대학원 3팀·대학생 1팀으로 따로 나눴습니다. 같은 대회, 다른 리그라는 뜻입니다. 처음부터 실험 역량 차이가 큰 두 집단을 한 줄로 평가하면 후배들이 영원히 상위권을 못 차지하니, 심사 구조를 미리 분리해 둔 것으로 읽힙니다.

5. 이 대회가 해결하지 못하는 것

첫째, 대회는 사람을 발견하지만 사람을 계속 붙잡아 두지는 못합니다. 합성생물학 전공자가 학위 후 실험실을 떠나는 이유는 대개 연구비와 고용 안정성입니다. 보도자료에는 이 분야의 연구비 규모나 정원, 채용 계획이 나오지 않습니다. 4팀이 iGEM에 가서 좋은 성적을 내더라도, 돌아온 뒤 이들을 받아줄 자리가 얼마나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음입니다.

둘째, 대회 홍보 문구와 실제 기술 성숙도 사이의 거리입니다. 대상팀 성과에는 '마우스 종양 모델에서 치료 가능성을 평가'라는 표현이 붙습니다. 치료 가능성 평가는 동물 실험 단계의 언어이고, 환자에게 쓰이는 약이 되기까지는 임상시험과 허가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대회 수상이 곧 상용화는 아니라는 점은 보도자료가 따로 밝히지 않지만, 읽는 쪽이 구분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셋째, 참가의 문턱입니다. 104개 팀이 37개 기관에서 나왔습니다. 수치만 보면 폭넓어 보이지만, 팀당 4천만 원이 걸린 국제대회 진출이 최대 4팀에 그친다는 사실은 대학 소속과 연구실 인프라가 결과를 좌우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지방 소규모 대학 팀이 상위 4팀에 들 수 있는 구조인지, 보도자료는 답하지 않습니다.

6. 독자가 실제로 확인할 것

학생이나 지도교수라면 다음 대회 공고를 기다리는 것이 실질적인 행동입니다. 보도자료에 내년 개최 일정은 나오지 않았으므로, 과기정통부 미래전략기술정책관실 바이오융합혁신팀(044-202-6185)에 문의하거나 정책브리핑의 과기정통부 보도자료 목록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관심 있는 연구실은 이번 수상팀의 연구 주제 목록을 참고해 어떤 주제가 평가받았는지 파악해 두면 다음 지원서를 쓰는 데 도움이 됩니다.

iGEM 참가를 노린다면 일정 감각이 중요합니다. 올해는 첫 대회라 대학생 2팀을 5월에 조기 선발해 후속 연구를 지원했습니다. 즉 국제대회 참가 준비는 여름이 아니라 봄에 시작된다는 뜻입니다. 내년 참가를 목표로 한다면 지금부터 팀 구성과 주제 선정을 해두어야 합니다.

7. 사료의 한계

이 글의 근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6년 11월 3일 배포한 보도자료 한 건입니다. 보도자료는 정부 기관의 발표 자료이므로, 대회가 성공적이었다는 서술과 수상팀의 성과 서술은 모두 주최 측의 시각입니다. 심사 과정의 논란, 탈락팀의 반응, 참가 학생들이 실제로 느낀 아쉬움 같은 반대편 시각은 담기지 않습니다. 인용한 수치(104팀 지원, 35팀 본선, 13팀 수상, 팀당 최대 4천만 원, 37개 기관)는 원문 그대로이며, 향후 계획은 '지원할 계획'이라는 표현 그대로 미확정 사항입니다. 대회 현장 취재나 참가자 인터뷰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8. 참고 자료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청년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로 합성생물학의 미래를 열다 — 2026년 합성생물학 경진대회 본선대회 개최」, 2026.11.03.
· 정책브리핑(korea.kr) 원문: https://www.korea.kr/briefing/pressReleaseView.do?newsId=156787845

정부가 대회를 열어 사람을 찾는 것과, 그 사람이 남을 자리를 만드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첫 대회의 13팀 중 4팀이 국제 무대로 간다면, 나머지 91팀에게는 무엇이 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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