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인데 아직 마트에 홍시가 한 칸을 차지하고 있다. 감은 다른 과일처럼 참을성이 없지 않다. 잎이 다 져도 나무에 매달려 있다가, 누가 따러 오든 말든 그냥 그 자리에서 무르익는다.
익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일은 그만큼 고르는 사람도 느긋해야 한다. 눌러 보고, 한 번 더 눌러 보고, 그래도 안 되면 내일 다시 온다. 홍시 앞에서는 재촉이 통하지 않는다.
감나무 — Ann Woolliams,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사과는 사고 나서도 집에서 데워 먹고, 바나나는 칼로 후딱 깎는다. 감만 유독 때가 되면 알아서 무르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다. 요즘 같은 속도를 보면 그 표정이 조금 부럽다.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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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2026.11.05 16:05
허허, 요즘 아이들 보면 뭐든 빨리빨리인데 감 앞에서는 그게 안 통하니 원. 옛날 시골집 마당 감나무 생각이 나는군. 서리 오고 나서야 하나씩 따 먹던 그 맛, 조급하게 굴어서는 절대 못 얻는 거였지. 글 잘 읽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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