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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감나무는 아무것도 서두르지 않는다

빗방울 2026.11.05 16:48 1분 읽기 조회 14 · 추천 2

요즘 길을 걷다 보면 잎이 다 진 나무에 주황색 점이 몇 개 남아 있는 걸 본다. 감이다. 다른 열매는 이미 땅에 떨어져 썩고 있는데, 감만 나무에 매달려 겨울을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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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하회마을의 감나무 — Robert (Picasa), CC BY 3.0 (Wikimedia Commons)

잎이 있어야 광합성을 하고 익을 텐데, 잎이 진 다음에도 익는다. 언제 익을 거냐고 물으면 그냥 그 자리에서 조금씩 물러지는 방식이다. 11월의 햇빛이 약해지는 만큼 자기 속도도 같이 늦추는 것 같다.

나무에 매달린 채로 무르익는다는 건 생각보다 무모한 일이다. 새가 먼저 와도, 첫 서리에 얼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도 저건 떨어지지 않으려고 버틴다. 아마 떨어지는 것보다 버티는 쪽이 더 익는 쪽이기 때문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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