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COMMUNITY모든 이야기

주전자 소리는 세 번 바뀐다

빗방울 2026.11.04 10:03 1분 읽기 조회 14 · 추천 2

주전자가 끓기 시작하면 나는 늘 그 소리를 잠깐 듣는다. 처음엔 낮게 웅웅대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높아지고, 그다음부터는 거의 비명에 가까워진다. 물이 끓는 건 하나의 사건인데, 소리는 세 번쯤 모습을 바꾼다.

kettle.jpg

주전자에서 끓는 물 — Ragesoss,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재밌는 건 그 소리가 커질수록 손이 먼저 움직인다는 것. 소리가 정점에 닿기 전에 이미 불을 끄러 가고 있다. 생각이 결론에 도달하기 전에 몸이 먼저 도착하는 셈이다.

그래서 요즘은 일부러 10초쯤 더 듣는다. 별 이유는 없고, 그 짧은 구간이 하루에서 제일 솔직한 소리 같아서.

모든 이야기1755

가벼운 안부부터 깊은 생각까지, 함께 나눠요.

글쓰기
총 1755개의 이야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