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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찰구 앞에서 잠깐

빗방울 2026.11.04 07:03 1분 읽기 조회 14 · 추천 2

아침 7시의 지하철역은 늘 같은 표정이다. 눈은 반쯤 감겼는데 발은 정확하다. 누가 어디서 내리고 어디로 갈아타야 하는지 몸이 먼저 알고 있는 사람들.

오늘은 개찰구 앞에서 잠깐 멈춰 서 봤다. 뒤에서 밀려드는 사람들의 파도가 나를 휩쓸지 않고 그냥 옆으로 지나갔다. 화가 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는 게 신기했다. 다들 각자의 늦지 않음만 붙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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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 지하철 승강장 (2023) — Mobius6,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그렇게 3초쯤 서 있는 동안, 나는 이 도시에서 유일하게 목적지가 없는 사람이 됐다. 나쁘지 않았다. 다음 열차가 오자마자 다시 섞여들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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