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창문을 열었더니 바깥이 유리처럼 뿌옇다. 안경을 벗은 것도 아닌데 세상이 반쯤 흐려진 기분. 안개 낀 날은 이상하게 소리가 작아진다. 차 소리도, 발소리도 다 뭉개져서 귀에 털모자를 쓴 것 같다.
그런 날은 목적지까지의 거리보다 속도가 먼저 떠오른다. 빨리 갈 수 없는 게 답답한 게 아니라, 빨리 갈 이유가 잠깐 사라지는 게 좋다.
안개 낀 밤의 도로 — James Mann, CC BY 2.0 (Wikimedia Commons)
그래서 안개는 날씨라기보다 하루의 브레이크 같다. 오늘은 조금 늦게 출발해도 되겠다.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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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2026.11.04 09:18
안개 오면 세상이 반쯤 지워진 느낌이라 좋음ㅋㅋ 소리 뭉개지는 것도 은근 취향임. 근데 오늘은 안개 없는데도 브레이크 걸고 싶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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