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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 밤 10시 45분, 아무 일도 안 일어난 하루

빗방울 2026.10.31 22:45 2분 읽기 조회 15 · 추천 2

10월이 끝나갑니다. 오늘 하루 뭐 했는지 물으면 잘 답할 수 없습니다. 아침에 커피를 두 잔 마셨고, 점심에 뭐를 먹었는지 기억이 흐릿하고, 오후에는 화면을 꽤 오래 봤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10월 31일이라는 날짜는 기억에 남습니다. 내용이 아니라 번호가 남는 거죠. 1월 1일, 12월 31일, 그리고 오늘. 달력이 넘어가는 날만 또렷합니다.

내일 아침에 달력이 11월로 바뀝니다. 그런데 실은 아무것도 안 바뀝니다. 잠은 그대로 자고, 커피는 그대로 마시고, 할 일도 그대로 있습니다. 달력만 한 장 넘어갑니다.

그래도 괜히 마음이 조금 들뜨는 건, 아마 초기화되는 느낌 때문일 겁니다. 실제로 초기화된 건 없는데, 새 달이라는 이름표 하나가 지난달의 게으름을 조금 덜어줍니다. 이런 걸 두고 사람들은 '새해 결심'이라고 부르는 거겠죠. 1월에만 하는 게 아니라 매달 하는 겁니다.

오늘은 할로윈이라고 합니다. 호박을 안 사도 되고, 분장을 안 해도 됩니다. 다만 밖이 조금 쌀쌀하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그 정도면 충분한 하루입니다.

10월 마지막 밤, 별일 없이 잘 보내셨으면 합니다. 내일도 별일 없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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