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배터리는 20,000mAh. 휴대폰 배터리는 5,000mAh.
계산대로면 네 번 완충해야 할 것 같은데, 두세 번 충전하고 나니 보조배터리가 바닥난다. 용량을 속인 걸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mAh 숫자만 나누면 빠지는 조건이 있다. 전압과 에너지 손실이다.

보조배터리 제품 예시. 사진 속 제품은 구형 10,400mAh 모델이며 아래 20,000mAh 계산 대상과 다르다. 사진: Vernon Chan / Wikimedia Commons, CC BY 2.0. 원본 이미지 사용.
mAh는 전기 에너지 자체가 아니다
mAh는 전하량을 나타내는 단위다. 같은 mAh라도 전압이 다르면 저장한 에너지는 다르다. 배터리끼리 비교할 때는 Wh, 즉 와트시로 바꾸면 이해하기 쉽다.
에너지(Wh) = 용량(mAh) ÷ 1,000 × 공칭전압(V)
공칭전압은 계산에 사용하는 대표 전압이다. 배터리의 전압은 충전 상태에 따라 변하므로 이 식도 제품의 표시 에너지를 이해하기 위한 근사다. 라벨에 Wh가 적혀 있다면 그 값을 먼저 확인하자.
20,000mAh는 보통 어떤 기준일까?
많은 보조배터리의 대표 용량은 내부 셀의 공칭전압 기준이다. 흔한 예로 3.7V 기준 20,000mAh라면 20Ah × 3.7V = 74Wh다.
하지만 실제 내부 구성이 모두 3.7V인 것은 아니다. 여러 셀을 직렬로 연결한 제품도 있다. 그래서 계산할 때는 대표 용량 숫자만 보지 말고, 라벨에 적힌 전압과 Wh를 함께 읽어야 한다.
샤오미의 실제 20,000mAh 제품 사양에는 74Wh와 함께 ‘정격 용량 12,000mAh(5V/3A)’가 적혀 있다. 숫자가 두 개 있다고 어느 하나가 가짜라는 뜻은 아니다. 기준이 다른 표시다.
5V로 바꾸면 mAh 숫자부터 달라진다
74Wh를 손실 없이 5V로 내보낸다고 가정하면 74Wh ÷ 5V = 14.8Ah, 즉 14,800mAh다.
20,000이 14,800으로 줄었지만 이 단계에서는 에너지가 사라진 것이 아니다. 같은 에너지를 다른 전압 기준의 전하량으로 표현한 것이다.
실제로는 전압 변환 회로와 케이블, 휴대폰 내부 충전 과정 등에 손실이 생긴다. 따라서 ‘전압 기준에 따른 숫자 변화’와 ‘실제 에너지 손실’을 구분해야 한다.
그럼 5,000mAh 휴대폰은 몇 번 충전할까?
가정에 따른 계산 예시. 보조배터리 74Wh, 휴대폰 5,000mAh·공칭 3.85V, 종합 효율 75%를 사용했다. 75%는 설명을 위한 가정이며 특정 제품의 측정값이나 모든 제품의 평균이 아니다. 그림: 직접 제작.
휴대폰 배터리를 5Ah × 3.85V = 19.25Wh라고 가정해보자. 3.85V는 USB 충전 전압이 아니라 이 예시 휴대폰 배터리의 공칭전압이다.
| 조건 | 계산 | 완충 상당 횟수 |
|---|---|---|
| 손실이 전혀 없는 경우 | 74 ÷ 19.25 | 약 3.84회 |
| 종합 효율 75% 가정 | 74 × 0.75 ÷ 19.25 | 약 2.88회 |
여기서 ‘완충 상당’은 총 충전량을 배터리 한 개 분량으로 환산했다는 뜻이다. 실제 0%와 100% 표시는 보호 여유와 상태 추정 등이 반영되므로 실험 횟수와 정확히 같지는 않다.
종합 효율에는 보조배터리에서 휴대폰 배터리까지의 손실을 포함시켰다. 여기에 전압 변환 손실을 다시 곱하면 같은 손실을 중복 반영할 수 있다.
정격 출력 용량으로 계산할 수도 있다
앞서 본 12,000mAh(5V)라면 출력 에너지는 12Ah × 5V = 60Wh다. 다만 이 값은 명시된 시험 조건에서의 출력 용량이며, 휴대폰 배터리에 최종 저장되는 에너지와는 다르다.
이 60Wh를 출발점으로 계산한다면 보조배터리 내부에서 이미 반영된 손실을 또 차감하지 않아야 한다. 이후 휴대폰 충전 손실과 사용 중 소비 전력 등을 따로 생각하면 된다. 서로 다른 조건의 효율 수치를 마구 섞으면 오히려 계산이 틀어진다.
충전하면서 게임하면 횟수는 더 줄어든다
보조배터리가 보낸 전기가 전부 휴대폰 배터리에 쌓이는 것은 아니다. 켜진 화면, 게임, 내비게이션, 통신도 전력을 사용한다.
그래서 충전기를 연결한 횟수와 실제로 채운 에너지량은 다르다. 온도, 배터리 노화, 케이블과 충전 조건도 결과에 영향을 준다. 제품 이상 여부는 통제된 조건에서 확인해야 한다.
20W·65W는 용량 표시가 아니다
W는 전력, Wh는 에너지다. 쉽게 말해 W는 ‘얼마나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가’, Wh는 ‘얼마나 저장했는가’를 읽는 데 쓰인다.
65W 제품이 20W 제품보다 반드시 더 많이 충전해주는 것은 아니다. 원하는 급속 충전을 쓰려면 휴대폰·포트·케이블·충전 규격이 함께 맞아야 한다. 여러 포트 사용 시에는 출력 분배도 확인하자.
살 때와 쓸 때 확인할 것
- 용량: mAh뿐 아니라 Wh와 기준 전압을 본다.
- 출력: 정격 출력 용량의 전압·전류 조건을 확인한다.
- 속도: 최대 W와 지원 규격이 내 기기에 맞는지 본다.
- 비교: 같은 조건으로 확인한 실제 충전량이나 제조사 시험 조건을 참고한다.
20,000 ÷ 5,000 = 4라는 계산은 숫자만 보면 맞다. 하지만 두 숫자가 같은 전압 기준인지, 그 사이에서 에너지가 얼마나 쓰이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보조배터리가 생각보다 빨리 닳는다면, 일단 뒷면의 작은 글씨부터 읽어보자. 큰 숫자 옆에 적힌 V와 Wh가 더 많은 이야기를 해준다.
참고 자료
계산은 원리 설명을 위한 예시이며 특정 제품의 성능 시험이나 구매 추천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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