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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상품권 10% 시대, 대구 골목상권은 왜 수도권의 두 배 혜택을 받나

빗방울 2026.11.01 18:25 7분 읽기 조회 86 · 추천 2

같은 10만 원을 써도 손에 남는 것이 다르다. 내년부터 대구의 전통시장에서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10만 원을 쓰면 최대 1만 원, 대구 골목상권에서는 8천 원이 돌아온다. 서울 골목상권에서 같은 10만 원을 써도 5천 원에 그친다. 2009년 제도 도입 이후 18년 만에 처음으로 ‘어디서 쓰느냐’가 혜택의 크기를 결정하게 된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1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한 개편안의 핵심은 할인율이 아니라 사용처에 따른 차등이다. 그리고 그 차등의 수혜자가 대구다.

서문시장에서 서울까지, 10만 원의 운명이 갈리는 지점

대구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구지역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은 1만여 곳이다. 서문시장과 칠성시장 같은 전통시장은 물론,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된 지역 상권에서도 상품권을 쓸 수 있다. 개편 전에는 어디서 쓰든 구매 단계에서 7%를 깎아줬다. 개편 후에는 기본 구매할인이 5%로 낮아지는 대신, 전통시장에서 쓴 금액의 5%를 환급받아 총 10%, 지방 골목상권에서는 3%를 환급받아 총 8%가 된다. 수도권 골목상권은 환급 없이 5%뿐이다.

할인율을 낮추고 환급을 붙인 구조는 소비자를 ‘어디서 살 것인가’의 선택 앞에 세운다. 그동안 상품권은 구매만 하면 혜택이 확정되는 저축 상품에 가까웠다. 이제는 쓸 때 결정되는 보상이 된다.

왜 대구인가 — 월 매출 2,883만 원과 5,871만 원

지방에 더 큰 혜택을 준 배경은 매출 격차다. 중기부가 전국 1,227개 주요 상권을 분석한 결과, 지방 점포의 월평균 매출은 2,883만 원으로 수도권 5,871만 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격차의 절반은 인구와 소득에서 오지만, 나머지 절반은 소비가 어디로 흘러가는가의 문제다.

대구는 그 흐름을 붙잡아 두기 어려운 도시다. 20세기 섬유산업으로 성장한 뒤 제조업 기반이 줄었고, 인구는 오랫동안 감소세다. 대구일보가 인용한 익명의 전통시장 상인은 '요즘 시장을 찾는 손님 자체가 줄어 장사가 예전 같지 않다'고 말했다. 유동인구가 줄면 임차인의 매출이 줄고, 매출이 줄면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업종만 남는다.

골목형상점가라는 제도 — 인정받아야 혜택이 열린다

개편안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가맹 문턱이다. 정부는 골목형상점가 지정 기준을 지방정부의 재정여건에 따라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다시 말해,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되어야 상품권 가맹이 가능하고, 가맹이 되어야 8% 환급이 작동한다. 혜택은 상권 전체가 아니라 ‘지정된 상권’에만 열리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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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문시장 야시장 거리 — Choi2451,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대구는 이 지정 경로를 비교적 일찍 밟아왔다. 경대북문상권, 퀸스로드, 원대가구명물거리, 남봉덕골목, 대명5동 아우름길, 물베기거리, 봉덕맛길, 안지랑곱창골목, 앞산맛둘레길 등이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돼 상품권 가맹과 상권 활성화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대구시는 2021년 전국 최초로 ‘골목경제권 조성사업’을 도입해 전통시장 중심 지원에서 소외됐던 골목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왔다. 개편안이 대구에서 특히 크게 읽히는 이유는 이 누적된 지정 기반이다.

상권이 죽은 것이 아니라, 업종이 바뀌고 있다

전통시장의 쇠퇴를 두고 흔히 '상권이 죽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골목상권의 변화를 들여다보면 다른 그림이 보인다. 안지랑곱창골목이나 봉덕맛길, 앞산맛둘레길처럼 음식과 체험 중심으로 재편된 곳은 소매 장보기 시장이 아니라 ‘찾아가서 머무는 장소’로 기능을 바꿨다. 반대로 생필품 소매는 대형마트와 온라인으로 빠져나갔다.

이 기사 만으로는 어떤 업종이 늘고 어떤 업종이 줄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제도가 바뀌는 방향은 분명하다. 정부가 돈을 푸는 지점이 ‘전통시장’과 ‘골목형상점가’로 좁혀졌다는 것은, 정책이 이미 상권의 기능 변화를 전제로 설계됐다는 뜻이다.

권리금·보증금·월세 — 상가 임대의 세 겹 구조

상권 이야기를 이해하려면 한국 상가 임대의 구조를 알아야 한다. 첫째는 권리금이다. 기존 임차인이 장사하던 자리의 영업권, 시설, 단골을 다음 임차인에게 넘기며 받는 돈이다. 상권이 뜨거우면 권리금이 치솟고, 상권이 식으면 회수되지 않는다. 둘째는 보증금이다. 임대차 종료 시 돌려받는 돈이지만, 그동안 묶여 있어 창업자의 현금 흐름을 압박한다. 셋째는 월세다. 매출과 무관하게 나가는 고정비이며, 유동인구가 줄어도 함께 줄지 않는다.

공실률은 이 세 겹이 버티지 못할 때 드러나는 지표다. 임대료를 감당할 업종이 없으면 점포가 비고, 비면 유동인구가 줄고, 줄면 다시 임대료를 낼 업종이 사라진다. 이 기사는 대구 상권의 공실률이나 임대료 수준을 제시하지 않는다. 확인되지 않은 수치를 붙이지 않겠다.

반전 — 상품권은 매출이 아니라 ‘결제 통로’를 바꾼다

통념은 상품권 혜택을 늘리면 매출이 는다고 본다. 그러나 실제로 먼저 바뀌는 것은 결제 통로다. 혜택이 큰 쪽으로 소비자가 이동하고, 이동한 매출은 결제 데이터로 남는다. 그 데이터가 쌓이면 어떤 골목이 실제로 사람을 끌어들이는지가 드러난다.

동시에 개편안은 카드 결제를 전제로 한다. 디지털 상품권의 환급은 앱과 단말을 거쳐야 작동한다. 상인의 말은 이 지점을 정확히 짚는다. '아직은 어디서 쓸 수 있는지 잘 모르는 손님도 많고, 상인들도 디지털 결제를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다.' 혜택 10%가 실제로 손에 쥐어지려면 고령 상인을 위한 결제 지원과 가맹점 안내가 함께 가야 한다. 이 기사 역시 그 필요성을 후속 과제로 지적한다.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이 기사가 제시하는 비교는 수도권 골목상권(5%)과 전통시장(10%)의 대비다. 대구와 유사한 사례로 다른 광역시의 골목형상점가 지정 현황이나 지역화폐 캐시백 비교 자료는 이 기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이 기사를 읽을 때의 한계

이 기사는 중기부 발표와 대구시 정책 성과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혜택 확대가 상권 회복으로 이어진다는 전제를 검증하는 데이터는 아직 없다. 발표 주체가 제도 설계자이고, 현장 목소리는 익명 상인 한 명이다. 매출 격차 수치는 상권 전체의 평균이며, 업종별 차이는 드러나지 않는다. 18년 만의 개편이라는 사실 자체가 이전 제도의 효과가 제한적이었음을 시사한다는 점도 함께 읽어야 한다.

그리고 남는 질문이 있다. 혜택이 늘어난 상권에서, 그 혜택은 상인에게 남는가, 아니면 임대료와 권리금으로 흘러가는가. 상권이 활성화될수록 임대료가 오르는 구조에서, 정책이 의도한 수혜자가 실제로 끝까지 가져가는 몫은 얼마나 될까.

참고 자료

  • 대구일보, 「온누리상품권 18년 만에 개편…대구 전통시장·골목상권 혜택 커진다」, 2026년 10월 5일 — www.idaegu.com/news/articleView.html?idxno=666068
  • 이미지: Wikimedia Commons, File:Seomun Night Market, Daegu.jpg (Choi2451, CC BY-SA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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