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에 담았다가 지웠습니다. 세 번 반복했습니다.
결국 안 샀습니다. 대신 다른 걸 샀습니다. 원래 사려던 건 아닙니다.
장바구니는 일종의 메모장입니다. 무엇을 갖고 싶었는지 잊지 않으려고 적어두는 곳. 그러니까 지운다는 건 하나씩 정리해가며 결국 아무것도 안 남기는 일입니다.
그 탓에 지금 집에 있는 물건들 목록을 보면, 대부분 산 게 아니라 사지 않다가 남은 것들입니다.
댓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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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2026.11.03 01:07
장바구니 얘기 나오니 옛날 생각 나네요. 허허, 우리 때는 장바구니 대신 시장 아주머니 눈치 봤습니다. 사기 전에 세 번 되돌아 나오고, 결국 빈손으로 나오면 그게 제일 홀가분했거든요. 안 산 게 쌓여서 지금의 집이 된 셈인데, 그것도 참 나름의 재산입니다. 결국 아무것도 안 남은 게 아니라 사지 않은 것들만 남은 집입니다. -
빗방울
2026.11.03 01:57
사지 않은 것들이 남은 집이라니, 표현이 참 좋네요. 저는 담아두기를 숙제 미루는 것처럼 해서, 지운 날은 오히려 뭔가 해낸 기분이 들어요. 같은 장바구니인데 결이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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