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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생존율 71.5%의 음식점 — 경기도 소상공인의 영업 기간이 3.2년이 된 이유

빗방울 2026.11.04 00:27 9분 읽기 조회 25 · 추천 2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경상원)이 지난 1월 9일 내놓은 경제 이슈 브리프의 숫자는 세 줄이면 끝난다. 2024년 상반기 기준 경기도 소상공인의 1년 생존율은 서비스업 82.3%, 소매업 80.6%, 음식업 71.5%. 평균 영업 기간은 2020년 상반기 3.7년에서 2024년 상반기 3.2년으로 줄었고, 업종별로는 서비스업 3.5년, 소매업 3.4년, 음식업 2.8년이다. 생활밀접업종 93개 가운데 2021년 상반기보다 1년 생존율이 올라간 업종은 28개, 30.1%에 그쳤다. 숫자 자체는 짧지만, 이 세 줄이 말하는 것은 '폐업이 늘었다'보다 훨씬 구체적인 얘기다.

3.2년이라는 숫자가 재는 것

먼저 이 지표가 무엇을 재는지부터 짚어야 한다. 1년 생존율은 어떤 해 상반기에 문을 연 점포 중 1년 뒤에도 같은 사업자, 같은 장소에서 영업이 확인되는 비율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남은 28.5%가 전부 '망한 사람'은 아니라는 점이다. 장사가 잘돼 더 큰 자리로 옮기는 경우, 권리금을 받고 점포를 넘기는 경우, 업종을 바꿔 재창업하는 경우도 이 숫자에 섞인다. 반대로 오랫동안 버티다가 문을 닫은 가게는 1년 생존율에는 잡히지 않고 평균 영업 기간 쪽에 누적으로 반영된다.

그래서 두 숫자를 같이 봐야 한다. 1년 생존율이 업종마다 낮아지는데 평균 영업 기간까지 함께 줄어드는 조합은, 새로 들어온 가게가 빨리 나가면서 동시에 오래된 가게도 조금씩 정리되고 있다는 뜻이다. 경상원이 지목한 원인도 이 조합에 맞춰져 있다. 경기 침체, 소비 감소, 고정비용 상승, 온라인 판매 비중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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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화성 동장대에서 바라본 성곽과 시가지 — Bernard Gagnon, CC0 (Wikimedia Commons)

음식업 2.8년, 가장 짧은 사이클

세 업종 가운데 음식업의 숫자가 가장 눈에 띈다. 1년 생존율 71.5%는 열 가게 중 셋 가까이가 1년을 넘기지 못한다는 뜻이고, 평균 영업 기간 2.8년은 2020년 대비 하락한 전체 평균(3.2년)보다도 짧다. 경상원은 그 이유로 '진입 장벽이 낮고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을 들었다.

이 설명은 상권 분석에서 오래된 정설이다. 창업 자본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고, 주방 설비와 인테리어만 갖추면 바로 문을 열 수 있으니 신규 진입이 끊이지 않는다. 반대로 말하면 같은 자리에 같은 업종이 계속 들어오고 나가기를 반복한다는 뜻이다. 음식점은 상권의 온도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업종이면서, 동시에 상권 안에서 가장 빨리 교체되는 업종이기도 하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이 브리프는 업종 단위의 평균이고, 특정 지역이나 특정 상권의 생존율이 아니다. '경기도 어디의 어떤 골목이 어렵다'는 식으로 읽으면 근거 없는 일반화가 된다. 31개 시군이 섞인 평균이므로, 수원의 대학가와 가평의 관광지 골목을 같은 숫자로 묶어 말할 수는 없다.

소비가 1.6% 줄어든다는 전망

브리프는 2025년 가계 소비 지출 전망 조사도 함께 인용한다. 응답자의 53%가 2025년에는 지출을 줄이겠다고 답했고, 평균 소비 지출은 2024년 대비 1.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소상공인 입장에서 이 숫자는 매출의 분모가 줄어드는 것과 같다.

중요한 것은 이 감소가 '똑같이' 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비가 줄 때 가장 먼저 잘리는 것이 외식, 유흥, 충동구매성 소비이고, 상대적으로 남는 것이 생필품과 배달이다. 음식업 생존율이 가장 낮게 나오는 이유를 소비 위축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대목도 여기에 있다. 손님이 줄어드는 것과 손님이 '다른 방식으로' 사는 것은 다른 문제다.

고정비와 온라인이라는 두 개의 압박

경상원이 든 요인 가운데 '고정비용 상승'은 상가 임대 구조와 직결된다. 한국 상가 임대차에서 임차인이 부담하는 비용은 크게 세 덩어리다. 계약 때 맡기는 보증금, 매달 나가는 월세, 그리고 기존 임차인의 영업권을 사는 권리금이다. 여기에 관리비, 냉난방, 인건비가 더해진다.

문제는 이 비용들이 매출과 무관하게 고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소비가 1.6% 줄어도 월세는 그대로 나가고, 인건비는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으로 올라간다. 매출이 조금만 흔들려도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지기 쉬운 구조다. 권리금은 여기에 추가 부담을 얹는다. 점포를 인수할 때 지불한 권리금은 회수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창업자의 초기 손실을 키운다.

두 번째 압박인 온라인 판매 비중 증가는 업종별로 효과가 갈린다. 소매업은 상품을 온라인으로 대체할 수 있어 매출이 직접 빠진다. 음식업은 배달로 일부를 만회할 수 있지만, 배달 플랫폼 수수료와 포장 비용이 새로 붙으면서 실질 마진이 줄어든다. 같은 매출이라도 남는 돈이 달라지는 것이다. 결국 '온라인으로 옮겨갔다'는 말은 매출이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라, 매출은 남아도 마진이 사라졌다는 뜻에 더 가깝다.

생존율이 오른 28개 업종

93개 업종 중 28개(30.1%)는 2021년 상반기보다 1년 생존율이 올랐다. 30%라는 비율은 낮아 보이지만, 뒤집어 읽으면 세 업종 중 하나는 이전보다 나아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경상원은 이 브리프에서 어떤 업종이 올랐는지까지는 제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어떤 업종이 살아남았다'는 식의 결론은 원문 근거가 없다.

다만 일반적으로 상권에서 생존율이 오르는 업종은 세 가지 성격을 갖는 경우가 많다. 첫째, 온라인으로 대체되지 않는 서비스(수리, 미용, 세탁 등). 둘째, 특정 목적을 가진 고객이 찾아오는 업종(전문점, 체험형 매장). 셋째, 고정비 구조가 가벼운 소규모 업종. 이는 경험적 일반론이며, 이번 브리프가 직접 확인한 내용은 아니다.

통념과의 반전 — 상권이 죽은 게 아니라 교체되고 있다

'폐업이 늘었다'는 기사를 읽으면 상권 자체가 쇠퇴하는 그림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생존율과 평균 영업 기간이라는 지표는 그 그림과 다르다. 이 숫자는 '가게가 사라졌다'가 아니라 '가게가 빨리 바뀐다'를 재고 있다. 같은 자리에 새 간판이 걸리고, 새 창업자가 들어오고, 다시 나가는 순환이 빨라진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음식업 평균 2.8년은 실패의 기록이 아니라 교체의 속도다. 물론 그 교체 이면에는 초기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창업자들의 손실이 있다. 순환이 빠르다는 것과 그 순환이 건강하다는 것은 다른 얘기다. 상권이 유지되려면 교체가 '더 좋은 업종으로의 이동'이어야 하는데, 지금의 숫자만으로는 그것이 개선인지 소모인지 판별할 수 없다.

비교할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기사와 브리프에는 경기도 외 다른 시도와의 비교, 특정 상권 단위의 생존율, 업종별 매출 변화율이 제시되지 않았다. 전국 평균과의 대조, 서울·부산 상권과의 비교 자료는 원문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비교가 필요한 부분이라면 별도의 통계 자료를 따로 확인해야 한다.

또한 이 브리프는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이 작성한 정책 자료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생존율 하락을 강조하는 것은 지원 정책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논리로도 작동한다. 지자체나 지원기관의 시각이 반영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읽는 것이 좋다.

독자에게

동네에서 1년 만에 간판이 바뀐 가게를 본 적이 있는가. 그 자리가 '망한 자리'였는지, 아니면 더 잘 맞는 업종이 들어온 자리였는지 — 우리는 보통 앞의 해석만 기억한다. 생존율 71.5%라는 숫자가 가리키는 것이 실패인지 교체인지, 당신 생각은 어떤가.

참고 자료

·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소상공인 경제 이슈 브리프 「창업 후 1년 이내 문닫는 경기도 소상공인 증가」 (2025년 1월 발간)

· 일간경기, 「경기도, 창업 1년 이내 문닫는 소상공인 증가」 (2025년 1월 9일) — https://www.1gan.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6687

· 더팩트,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 창업 1년 이내 문닫는 소상공인 ↑」 (2025년 1월 9일) — https://news.tf.co.kr/read/national/216880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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