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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맞다'를 0.857로 적는다 — 과학적 진술의 부분적 진리 이론

빗방울 2026.11.06 11:23 14분 읽기 조회 20 · 추천 2

2000년 3월 28일과 29일, 찬드라 X선 망원경은 돛자리 제타(ζ Puppis)를 이틀에 걸쳐 들여다봤다. 그 별은 태양보다 훨씬 무겁고 훨씬 뜨거운 O형 초거성으로, 자기 표면에서 항성풍을 내뿜으며 매년 태양의 수백만 분의 1 질량을 우주로 흘려보낸다. 관측이 끝난 뒤 연구자들은 스펙트럼 선 16개의 모양을 하나하나 모델로 맞춰 역산했다. 그 결과로 나온 질량 상실률은 연간 3.5×10⁻⁶ 태양질량, 통계적 오차는 ±0.3×10⁻⁶이었다. 여기까지는 평범한 천체물리학 논문이다.

그런데 2026년 11월 4일 arXiv에 올라온 한 편의 논문은 바로 이 숫자 옆에 다른 숫자를 하나 더 붙인다. '이 별의 질량 상실률은 연간 4.0×10⁻⁶ 태양질량이다'라는 진술의 진리값은 0.857이다. 참도 거짓도 아닌, 7분의 6이다. 아르헨티나 라플라타 천체물리연구소(IAR)의 구스타보 E. 로메로(Gustavo E. Romero)가 쓴 '과학적 진술을 위한 부분적 진리 이론'(A Theory of Partial Truth for Scientific Statements)은 이 소수점이 무엇을 뜻하고 무엇을 뜻하지 않는지를 40쪽에 걸쳐 따진다.

참/거짓 두 칸으로는 과학 논문을 채점할 수 없다

논문이 출발하는 관찰은 단순하다. 과학에는 엄밀히 말하면 거짓인데 놀랍도록 잘 작동하는 진술이 널려 있다. 점질량, 마찰 없는 면, 완전히 합리적인 행위자, 무한한 개체군. 이런 이상화는 대상의 어떤 특징은 일부러 틀리게 적으면서 다른 특징은 정확히 붙잡는다. 논문은 이 상태를 "정확한 성분과 부정확한 성분이 한 표현 안에서 섞여 있는 것"이라고 부른다.

고전 논리는 명제마다 참 또는 거짓 하나를 배정하고, 그 배정으로 일관성과 함의와 동치를 다룬다. 로메로는 이 논리가 필요 없다고 말하지 않는다. 다만 "복잡한 과학적 주장의 사실적 적합성을 평가하는 유일한 도구"로 쓰면 두 가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거짓인 두 양적 진술이 증거와 어긋나는 정도는 전혀 다를 수 있고, 제한된 형태로 반박된 두 이론이 유지하는 결론의 정확도도 전혀 다를 수 있다. 참/거짓 한 칸짜리 성적표는 이 차이를 지운다.

확률이 아니라 적합성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 0.857을 확률과 갈라놓는 것이다. 베이즈주의에서 P(p|E)는 증거 E가 주어졌을 때 가설 p에 부여하는 확률이며, 그것은 보통 p 자체가 얼마나 참인지를 말해주지 않는다. 확률이 높게 배정된 가설이 나중에 거짓으로 판명나는 일은 흔하다. 반대로 아주 정확한 값으로 어긋나 있는 근사 명제는 그 어긋남의 크기가 확정된 상태에서도 상당한 사실적 적합성을 가질 수 있다.

퍼지 논리와도 다르다. 퍼지 논리의 0과 1 사이 값은 경계가 흐릿한 술어에 대한 소속 정도다. 그러나 "질량 상실률은 4.0×10⁻⁶"이라는 명제는 의미가 흐릿해서 부분적 참이 되는 것이 아니다. 의미는 완전히 명확하고, 다만 주장한 값과 측정이 지지하는 값 사이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논문이 다루는 것은 모호함이 아니라 불일치다. 포퍼에서 시작해 오디와 니닐루오토로 이어진 진실근접성(verisimilitude) 이론과도 결이 다르다. 그쪽은 거짓 이론과 완전히 참인 이론 사이의 거리를 재려 하고, 이 논문은 특정 증거에 비추어 평가 가능한 명제 하나하나의 적합성을 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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돛자리 제타 주변의 은하수. 항성풍의 질량 상실률은 이런 별의 스펙트럼 선 모양에서 역산된다. — P. Horálek/ESO, CC BY 4.0 (Wikimedia Commons)

계산은 이렇게 된다: 1에서 정규화된 어긋남을 뺀다

양적 명제의 채점 방식은 초등학교 산수처럼 단순하다. 명제가 어떤 양 M을 μ라고 주장하고, 측정이 e±δ를 준다고 하자. 먼저 호환성 검사는 |μ−e| ≤ δ, 즉 주장값이 측정 구간 안에 있는지 본다. 논문의 예에서 9.80이라고 주장하고 측정이 9.79±0.02라면 차이는 0.01로 구간 안에 들어온다. 하지만 이 검사만으로는 정도가 나오지 않는다. 구간 안에 있기만 하면 다 똑같은 성적이 된다.

그래서 한 단계를 더 간다. 어긋남을 특성 규모 s로 나눠 0과 1 사이로 정규화하고(β), 1에서 그 값을 뺀다. V = 1 − min{1, |μ−e|/s}. ζ Pup의 경우 s를 측정 중심값 3.5로 잡으면 |4.0−3.5|/3.5 = 1/7이고, 따라서 V = 6/7 ≈ 0.857이 나온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0.857이 ‘이 주장이 참일 확률 85.7%’가 아니라 ‘이 주장이 사실에 대해 확보한 적합성의 정도’라는 점이다. 논문은 이 구분을 반복해서 강조한다. 상한값 1은 완전한 대응이 입증되었다는 뜻이 아니고, 하한값 0은 "증거가 부족해 평가 불가"와 전혀 다른 상태다.

반전: 편향된 측정은 더 틀린 주장에 더 좋은 점수를 준다

여기서 논문은 스스로에게 칼을 댄다. 실제 값이 100단위인데 보정되지 않은 계통 오차 때문에 측정이 110을 가리켰다고 하자. 특성 규모를 100으로 두면, 100이라고 주장한 명제는 증거 대비 0.9를 받고 110이라고 주장한 명제는 1.0을 받는다. 그러나 같은 기준으로 실제 값에 견주면 두 명제의 적합성은 각각 1.0과 0.9로 정확히 뒤집힌다. 이 절차는 편향된 증거를 믿는 한, 더 부정확한 쪽을 더 높이 평가한다.

논문이 내리는 결론은 미묘하다. V가 측정하는 것은 조작적으로는 "경험적 추정치와의 일치"이고, 그것을 "사실에 대한 적합성의 추정"으로 읽으려면 추정치를 그 성질의 신뢰할 만한 측정으로 만들어주는 방법론적 보증이 필요하다. 교정, 계통 효과 점검, 독립적 측정과의 비교 같은 것들이다. 그 보증이 없으면 점수를 내지 말아야 하고, 부분적으로만 있으면 중심 점수와 함께 그 한계를 보고해야 한다. 공식만으로는 이 보증이 나오지 않는다.

괄호 하나로 점수가 달라지는 문제

논문의 진짜 표적은 2018년의 한 반례다. 이전 공리화는 두 명제의 논리곱을 단순 평균 V(p∧q) = (V(p)+V(q))/2로 평가했다. 이를 재귀적으로 적용하면 결합법칙이 깨진다. V(p)=1, V(q)=0.5, V(r)=0이라고 하면, (p∧q)∧r은 ((1+0.5)/2 + 0)/2 = 0.375가 되고 p∧(q∧r)은 (1 + (0.5+0)/2)/2 = 0.625가 된다. 같은 내용을 괄호만 바꿔 썼는데 점수가 0.25나 벌어진다. 첫 배치에서 p, q, r은 1/4, 1/4, 1/2의 무게를 받고 두 번째 배치에서는 1/2, 1/4, 1/4을 받기 때문이다.

로메로의 수리는 "이진 평균을 포기하라"는 것이다. 대신 평가 대상이 되는 원자적 주장들의 고정된 기저를 먼저 정하고, 그 전체 성분을 한 번에 평균한다. 그러면 세 성분의 값은 배치와 무관하게 (1+0.5+0)/3 = 0.5가 된다. 이진 평균은 "무게가 같은 성분 두 개"라는 특수한 경우로 격하된다. 이 해법은 값싼 처방이 아니다. 대신 이론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줄어든다. 부정과 선언에 대한 일반 규칙은 포기되고, 임의의 복합 공식에 대한 재귀적 계산법도 제공되지 않는다.

반론: 평균 대신 최솟값을 써야 하는 것 아닌가

논문은 경쟁 규칙을 스스로 불러내 정면으로 비교한다. 성분 값이 (1, 0.4)인 설명과 (0.6, 0.6)인 설명을 보자. 산술 평균은 0.7 대 0.6으로 첫 번째를 이긴다. 그러나 최솟값 규칙은 0.4 대 0.6으로 순위를 뒤집는다. 어느 쪽이 옳은가? 논문은 이 물음이 계산 문제가 아니라 평가 질문이라고 답한다. 평균은 "이 내용이 성분 전반에 걸쳐 평균적으로 얼마나 적합한가"를 묻고, 최솟값은 "가장 약한 고리가 어디까지 버티는가"를 묻는다. 모든 필수 조건이 공통 임계값을 넘어야 하는 공학적 문제라면 최솟값이 맞고, 정확한 부분이 부정확한 부분을 어느 정도 상쇄해도 좋은 설명적 문제라면 평균이 맞다.

비선형 벌점도 같은 방식으로 반박된다. V = 1−β 대신 V′ = 1−β²을 쓰면, 어긋남 (0, 1)인 설명과 (0.6, 0.6)인 설명의 총점은 각각 0.5와 0.64가 되어 순위가 뒤집힌다. 개별 성분의 순서를 보존하는 변환이 총점의 순서를 보존하지 않는다. 그래서 논문은 선형 보수를 "유일하게 옳은 측정"이 아니라 하나의 제한된 모델링 가정이라고 부른다. 같은 이유로 0.8이 0.4보다 "두 배 참"이라는 해석도 명시적으로 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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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드라 X선 관측소. 2000년 3월의 관측에서 얻은 선 16개가 논문의 예시 계산에 쓰였다. — NASA/CXC,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0.85 대 0.865: 순위가 조건에 따라 뒤집히는 장면

논문의 전기 회로 예시는 이 체계가 실제 비교에서 무엇을 하는지 보여준다. 저항 두 개의 참값 추정이 100Ω과 200Ω이다. 설명 A는 90Ω과 240Ω을, 설명 B는 98Ω과 250Ω을 주장한다. 같은 무게, 같은 규모로 계산하면 A는 (0.90, 0.80)으로 0.85, B는 (0.98, 0.75)로 0.865다. B가 이긴다. 그런데 B는 두 번째 저항에서 더 나쁘다. 이 승리는 두 성분 사이의 상쇄를 허용했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측정 불확정성을 넣으면 그림이 흔들린다. 측정이 100±2Ω, 200±5Ω이라면 B의 우위 0.015는 허용 구간 전체에서 유지된다. 그러나 첫 측정의 정밀도가 100±5Ω으로 떨어지면, 기준점 (95, 200)에서 점수는 A 0.875 대 B 0.86으로 역전된다. 중심 점수는 그대로인데 순위의 근거가 사라진다. 여기에 더해 운영 범위 폭으로 규모를 바꾸면 다시 A 0.875 대 B 0.87로 뒤집히고, 두 성분의 상대적 중요도를 w와 1−w로 두면 w = 5/13을 경계로 순위가 갈린다. 논문은 이 모든 계산을 "조건부 민감도 결과"라고 부른다. 하나의 확정된 승자가 아니라, 어떤 규모와 어떤 무게를 택했을 때만 성립하는 비교다.

논문이 스스로 인정한 한계

이 이론의 가장 정직한 부분은 스스로 정한 울타리다. 첫째, 원자적 성분을 어떻게 고를지에 대한 일반 절차가 없다. 같은 내용을 등식 하나로 적는 것과 상한·하한 두 개로 쪼개는 것은 논리적으로 동치이지만, 후자는 0.8과 1.0을 평균해 0.9를 만들고 전자는 0.8을 준다. 논문은 이를 결함이 아니라 ‘입자도 수준의 선택이 평가 명세의 일부’라고 규정하고, 응용하는 사람이 그 선택을 정당화하라고 요구한다.

둘째, 부정과 선언에 대한 규칙이 없다. 따라서 임의의 공식에 대한 수치 계산법이 아니며, 이것은 저자가 "열린 과제"라고 명시한 부분이다. 셋째, 0 무게 성분을 더해도 값이 변하지 않는다는 보호는 작은 양의 무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작은 무게 여럿이 쌓이면 큰 영향력이 된다. 넷째, 평균은 상쇄를 허용하므로 높은 총점이 필수 조건의 충족을 뜻하지 않는다. 별도의 관문 검사가 필요하다. 다섯째, 평가 범위(coverage)와 적합성은 별개다. 적게 주장하고 잘 맞힌 설명이 총점에서 이길 수 있다.

그래서 0.857은 무엇인가

이 논문이 과학의 진보에 대해 던지는 함의는 조용하지만 무겁다. 진보를 "최종적이고 완전한 진리에 대한 입증된 수렴"으로 정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대신 "과학이 풀려는 문제와 가장 관련 있는 측면에서 점점 더 적합해지는 표현을 만들어가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이 정의는 진보가 없다는 냉소와, 진보가 곧 참을 향한 단조로운 수렴이라는 낙관 사이의 좁은 길이다. 동시에 이 정의는 비교가 조건부임을 인정한다. 규모를 바꾸고 무게를 바꾸면 승자가 바뀔 수 있으므로, 진보의 증거는 "대안적 보정에서도 살아남는 비교"여야 한다.

그러므로 0.857은 ζ Puppis의 질량 상실률에 대한 확신도 아니고, 그 주장이 참일 확률도 아니다. 그것은 "이 주장이 증거가 지지하는 값에서 14% 벗어나 있고, 그 벗어남을 측정값 자체를 자로 삼아 잰 값"이다. 그리고 논문이 인정하듯, 그 자로 재는 한에서만 의미가 있다. 자를 바꾸면 같은 주장이 0.75가 될 수도 있다.

질문은 이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대체로 맞다"고 말할 때, 그 대체로의 정도를 우리는 무엇에 견주어 재고 있는가? 혹시 우리는 늘 편향된 측정기를 들고, 그 측정기와 가장 일치하는 주장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있지는 않은가?

참고 자료

  • Gustavo E. Romero, "A Theory of Partial Truth for Scientific Statements", arXiv:2611.07179 [physics.hist-ph], 2026-11-04. https://arxiv.org/abs/2611.07179v1
  • 게재지: Philosophies 2026, 11(5), 194. https://doi.org/10.3390/philosophies11050194
  • 본문의 ζ Pup 수치(3.5±0.3 ×10⁻⁶ M☉/yr, 계통 불확정성 약 2배)는 논문이 인용한 Cohen et al.의 찬드라 관측 결과이며, 4.0×10⁻⁶ 이라는 주장값은 논문이 계산 예시로 임의로 든 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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