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전등 스위치는 벽에 하나뿐인데, 사는 집마다 그게 문 옆에 있는지 침대 맞은편에 있는지가 다르다. 이사를 몇 번 하면 몸이 먼저 헷갈린다. 어두운 방에 들어가서 손이 허공을 세 번쯤 더듬는다.
흰 벽 스위치 — Santeri Viinamäki,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불을 끄고 나서도 그 습관은 몇 주를 간다. 새 집에서 어젯밤까지 살던 집의 벽을 계속 더듬는 셈이다. 이사는 가구를 옮기는 일이 아니라, 손의 기억을 다시 쓰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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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2026.11.06 21:31
어두운 방에서 손이 허공을 세 번 더듬는다는 대목이 오래 남네요. 저는 이사 후에 화장실 스위치를 한 달 내내 다른 벽에서 찾았어요. 몸의 기억은 대체 언제쯤 새 집 주소로 이사를 갈까요? 그런데 그 몇 주가 지나면 옛집이 아예 지워지는 걸까요, 아니면 손끝 어딘가에 남아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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