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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30일, 미국 텍사스 플레이노에 본사를 둔 업바운드 그룹(Upbound Group)의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짧은 문장 하나가 지나갔다. 최고경영자 파미 카람(Fahmi Karam)은 "이번 1차 최적화 작업으로 2분기에 성과가 부진한 매장 69곳을 폐점했고, 고객 계좌는 인근 매장으로 통합했다"고 말했다. 폐점한 매장은 렌트어바웃센터(Rent-A-Center)다. 미국에서 가전·가구를 "사서 쓰는" 것이 아니라 "빌려서 결국 사는" 방식으로 파는, 지난 50여 년간 존재해 온 업태다.

이 폐점은 흔한 유통업 구조조정 뉴스처럼 보인다. 그러나 들여다보면 성격이 다르다. 이 회사가 접은 것은 수요가 사라진 자리가 아니라, 수요는 남아 있는데 손님이 지불 능력을 잃은 자리였다. 상권의 변화가 임대료나 관광객 수가 아니라 소비자의 신용도에서 시작된 드문 사례다.

2분기 숫자로 본 폐점의 크기

업바운드가 공시한 2026년 2분기 실적은 매출 1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5% 증가했다. 조정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이익)는 1억 2,700만 달러로 줄었다. 카람은 그 원인으로 신규 사업 브리깃(Brigit)의 마케팅 비용 집행 시점과 렌트어바웃센터의 고정비 상승을 들었다.

렌트어바웃센터 부문만 떼어 보면 매출 4억 6,600만 달러로 전년과 사실상 같았다. 그런데 조정 EBITDA는 6,300만 달러로 8% 감소했다. 매출이 그대로인데 이익만 줄었다는 것은, 매장 단위에서 남는 돈이 얇아졌다는 뜻이다. 지금 이 회사는 미국·멕시코·푸에르토리코에 약 2,100개 매장을 운영한다. 여기서 69곳을 뺀 것이 이번 결정이다. 카람은 이를 "최적화의 1단계"라고 부르며 추가 검토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더 긴 시계로 보면 이번 69곳은 20년짜리 축소의 연장선이다. 2006년 정점에서 회사가 운영하던 직영 매장은 미국·캐나다·푸에르토리코에 약 3,535곳이었다.지금은 2,100곳이니, 기사는 "지난 20년간 1,400곳 이상을 닫은 셈"이라고 계산한다. 2007년에는 약 280곳 폐점으로 월 200만~250만 달러 비용 절감을 내다봤고, 2017년에는 약 166곳을 닫았으며, 2018년 3월에는 본사 인력의 25%를 감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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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 플레이노의 다운타운 플레이노역(DART 레드라인) 주변. 철도와 주차장, 저층 상가·주거가 한 블록에 겹쳐 있는 전형적인 미국 교외 상업 코어의 모습이다. — Danazar,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임대차가 아니라 "소유 조건부 렌탈"이라는 계약 구조

한국 독자에게 이 업태를 설명하려면 계약서의 구조부터 풀어야 한다. 우리가 아는 상가 임대차는 공간을 빌리는 계약이고, 전세·보증금은 세입자가 맡긴 돈을 돌려받는 구조이며, 권리금은 장사 자리 자체의 영업 가치를 사고파는 관행이다. 렌트투오운(rent-to-own)은 이 셋 중 어느 것도 아니다. 가구나 냉장고 같은 물건을 매주 또는 매월 일정액씩 내고 쓰다가, 정해진 기간을 다 채우면 소유권이 넘어오는 계약이다. 중간에 그만두면 이미 낸 돈은 돌려받지 못하고 물건을 반납한다. 즉 임대와 할부 구매의 중간, 어느 쪽으로도 완전히 규정되지 않는 형태다.

이 구조가 미국에서 문제가 되는 이유는 규제의 빈틈이다. 일반 할부·신용 판매는 각 주의 이자 상한법(usury law)과 소비자금융 규제를 적용받지만, 렌트투오운 계약은 "임대"로 분류되기 때문에 기사가 인용한 2020년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 레베카 켈리 슬로터(Rebecca Kelly Slaughter)의 반대 의견에 따르면 "대부분 주의 이자 상한법을 건드리지 않는다". 그런데 실질 금리로 환산하면 연 100%를 훨씬 넘는다는 것이다. 기사에 따르면 이 업계의 규모는 85억 달러다.

가격 배수도 만만치 않다. 기사가 인용한 미국소비자법센터(NCLC) 자료에 따르면, 소매가 200달러(중고)에서 600달러(신품) 수준인 TV·스테레오·주요 가전을 RTO 계약으로 사면 총 1,000~2,400달러를 내게 된다. 현금 구매자 대비 1.5배에서 12배다. 이 배수는 상권의 임대료 구조와 무관하다. 같은 동네 다른 가게가 몇 백만 원에 파는 물건을, 옆 가게가 몇 배에 파는 셈이기 때문이다.

왜 지금, 어느 도시에서 무너졌나

이번 69곳은 특정 도시나 특정 거리의 이름으로 발표되지 않았다. 회사는 "성과가 부진한 매장"이라고만 표현했고, 지점 명단도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어느 동네 상권이 죽었다"고 지목하는 것은 원문에 근거가 없다. 확인되는 것은 폐점이 매장 단위 수익성, 즉 그 자리의 매출 대비 비용 구조를 기준으로 골라졌다는 점이다.

렌트투오운 매장의 입지는 보통 저소득·저신용 가구가 밀집한 교외 간선도로변, 스트립몰(도로를 따라 늘어선 저층 상가 단지), 쇼핑센터 외곽에 놓인다. 미국의 이런 상업 부지는 대개 임대차 면적과 비용 부담을 세입자에게 넘기는 구조로 운영된다. 다만 이 기사에는 해당 매장들의 임대 조건, 임대료 수준, 건물 소유 형태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이 부분은 확인되지 않음으로 밝혀 둔다.

그럼에도 기사가 제시하는 변화의 방향은 분명하다. 회사는 "디지털 역량을 활용해 물리적 매장 규모를 적정화"한다고 설명했고, 폐점 매장의 고객 계좌를 인근 매장으로 넘겼다. 즉 고객은 사라지지 않았고 창구만 줄었다. 최근 실적에서 3분기 연속 기존점 매출이 늘었다는 언급도 있어, 남은 매장은 더 잘 돌아가고 있다는 논리다. 상권의 관점에서는 "수요 이탈"이 아니라 "접점 축소"다.

반전 — 문 닫은 자리가 아니라 지갑이 먼저 닫혔다

통상적인 상권 기사는 임대료 급등, 이커머스, 재택근무를 원인으로 든다. 이 사안은 셋 다 아니다. 기사가 마지막에 배치한 근거는 신용 시장 통계다. 기사에 따르면 에퀴팩스(Equifax)는 서브프라임 신용카드 신규 발급이 18.6% 급증했고, 서브프라임 연체율이 프라임 차주보다 10배 이상 높다고 보고했다. 그리고 "저소득 가구가 전통 소매점 가격의 두 배, 세 배를 낼 여력이 바닥나고 있다"고 해석한다.

여기에 업바운드의 부문별 사정이 겹친다. 카람은 매출이 전년과 같았는데도 고정비가 올랐다고 말했다. 임대료가 오르지 않았더라도 인건비, 보험, 배달·회수 비용 같은 고정비가 오르면 매출이 그대로인 매장은 이익이 줄어든다. 폐점의 기준은 "장사가 안 되는 자리"가 아니라 "매출 대비 비용이 계속 어긋나는 자리"였을 가능성이 크다.

이 해석은 회사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다. 폐점을 소비자 기사로 쓰면 비판처럼 보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효율화"로 서사가 바뀐다. 이 글의 시각은 소비자보호·금융 쪽에 기울어 있고, 업계 구조조정의 성과를 옹호하는 문장이 상대적으로 적다. 그 점을 감안해 읽어야 한다.

한국 상권과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사례는 대형 가전·가구 매장이 몰려 있는 수도권 외곽의 가구단지나 가전 양판점 거리다. 이들 역시 매출은 유지되는데 인건비·물류비가 오르고, 온라인 가격 비교가 일상화되면서 매장 단위 수익이 얇아지는 문제를 겪는다. 그런 점에서 "매출 정체 + 고정비 상승 = 폐점"이라는 방정식은 두 시장에서 동일하다.

다른 점은 계약에 있다. 한국의 소비자는 카드 할부, 저축은행·캐피탈 대출, 가전 렌탈(정수기·에어컨 같은 관리형 렌탈)로 문제를 푼다. 관리형 렌탈은 월 요금에 점검·교체가 포함된 서비스 계약이지 소유권 이전 계약이 아니다. 반면 미국의 RTO는 소유권 이전을 조건으로 걸고, 규제상으로는 "임대"로 분류돼 이자 상한의 바깥에 서 있다. 한국의 상사 임대차가 보증금·권리금·계약갱신요구권으로 짜여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 이 업태는 계약 분류 하나로 규제의 적용 여부가 갈리는 지점에 서 있다. 상권의 얼굴을 결정하는 것이 임대료만이 아니라 이런 계약 구조라는 점이 두 나라의 비교에서 남는 교훈이다.

규제가 만든 상권의 모양

기사는 회사의 법적 이력도 길게 다룬다. 2022년 캘리포니아 법무장관 롭 본타(Rob Bonta)는 렌트어바웃센터를 상대로 1,550만 달러 규모 소송을 냈다. 계약 위법과 기만적 마케팅이 이유였고, 기사에 따르면 소매가보다 15% 높은 "현금가"를 적용한 키오스크 사업이 조사 대상이었다. 회사는 소비자 배상 1,350만 달러와 민사 벌금 200만 달러를 냈다. 기사는 또 캘리포니아 카넷법(Karnette Act) 위반 관련 집단소송에서 1,300만 달러 화해가 승인됐다고 적고, FTC가 렌트어바웃센터·에런스·버디스와 경쟁사 사이의 상호 "매장 교환" 협약을 반독점 위반으로 문제 삼았다고 전한다.

규제가 반복되면 기업은 매장 운영비 안에 법무·컴플라이언스 비용을 넣게 되고, 그 부담이 큰 지점부터 정리된다. 상권의 업종 구성이 규제와 소송의 결과로 바뀐다는 것은 한국에서도 익숙한 풍경이다. 기사가 인용한 소비자 리뷰 평균 별점 2.1점(리뷰 1,358건), 지난 3년간 1,490건의 비영리 소비자평의회(BBB) 민원은 그 비용이 왜 커지는지를 보여준다.

이 기사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

사료의 한계는 세 가지다. 첫째, 폐점 매장의 지역·임대 조건이 공개되지 않았다. 상권 분석으로 쓰려면 그 부분이 비어 있다. 둘째, 매출·이익·폐점 수는 회사가 실적 발표에서 제시한 값이고, 기사는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감사받은 개별 매장 손익이 아니다. 셋째, 기사가 소비자 리뷰와 통계를 앞세워 서사를 짜고 있어, "왜 이 회사가 축소하는가"에 대한 기업 쪽 설명은 CEO 발언 한 줄로 압축돼 있다. 임대료·관광·인구 같은 상권 요인이 원인이었는지도 원문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다. 필자는 이 기사에 그런 데이터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 둔다.

한 가지 더. 제목의 "논란의 유통 체인(controversial retail chain)"은 업태 전반에 대한 비판과 이 회사의 소송 이력을 묶은 표현이다.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이나 특정 점주의 잘못을 뜻하지 않는다. 이 글도 그런 개인을 지목하지 않는다.

독자에게 — 우리 동네의 "마지막 창구"는 어디인가

RTO 매장은 상식적으로는 "비싼 가게"다. 그런데 그 가게가 문을 닫는다는 것은, 비싼 값을 치를 수 있던 사람조차 그 값을 감당하지 못하게 됐다는 신호일 수 있다. 상권이 쇠퇴하는 방식을 우리는 보통 간판이 꺼지는 모습으로만 세는데, 실제로는 소비자의 지불 능력이 먼저 꺼지고 얼마 뒤 간판이 따라 꺼지는 경우가 있다.

당신의 동네에서, 신용카드가 없거나 연체 이력이 있는 사람이 냉장고가 급히 필요할 때 갈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곳이 닫히면 사람들은 어디로 흩어지고, 그 빈자리는 어떤 가게가 차지할까. 이 질문이 상권 분석에서 가장 잘 잊히는 부분이다.

참고 자료

· TheStreet, "Controversial retail chain closes 69 stores", Nina Zdinjak, 2026년 8월 11일. https://www.thestreet.com/retail/rent-a-center-closes-69-stores
· 인용 수치의 출처는 위 기사 본문(업바운드 그룹 2026년 2분기 실적 발표·콘퍼런스콜, FTC 2020년 반대 의견, 미국소비자법센터(NCLC), 에퀴팩스, 캘리포니아 법무장관실 발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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