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네 시. 창문을 열었더니 바깥이 회색이다. 안개인지 눈인지 잠깐 헷갈렸다.
눈이 온 날은 소리가 반쯤 죽는다. 발소리도 자동차도 뭉근해진다. 안개 낀 날과 비슷한데, 눈은 더 조용하다. 세상이 이불을 뒤집어쓴 것처럼.
안개 낀 새벽의 들판 — Arches National Park,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이런 날은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것 같아서 오히려 좋다. 아직 아무도 안 깨어났고,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았다는 것만 확인하고 다시 창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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