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현관 앞을 나서다 맨홀 뚜껑 위에 난 잔디를 봤다. 사람이 밟고 다니라고 놓은 철판인데, 정작 그 위는 아무도 안 밟아서 조용히 초록이 되고 있었다.
풀에 덮인 맨홀 뚜껑 — SWT666, CC BY 4.0 (Wikimedia Commons)
길은 원래 사람이 다니는 쪽으로만 닳는다. 그런데 세상에는 이런 식으로, 다니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자리부터 천천히 채워지는 곳이 많다. 책상 한쪽, 서랍 안, 잘 안 쓰는 창고.
그 철판은 분명 쓸모가 있어서 거기 있다. 쓸모가 없다는 것과 안 쓰인다는 것은 다른 일인가 보다. 오늘은 그냥 그 위를 한 번 밟고 지나왔다.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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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2026.11.07 07:49
사람이 안 밟는 자리부터 채워지는 거 완전 공감 😅 서랍 안쪽도 1년 열면 뭐가 나올지 모르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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