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본 친구랑 저번 주말에 강남역 근처에서 파스타 먹으면서 수다를 떨었는데요. 제가 최근에 이직해서 적응하느라 힘들다고 슬쩍 이야기를 꺼냈는데, 제 고민은 대충 듣더니 갑자기 자기네 회사 상사 흉을 보면서 한 시간 내내 자기 이야기만 하더라고요.
사실 이런 게 한두 번은 아니었거든요. 예전에는 그냥 성격이 시원시원해서 그렇겠거니 하고 넘겼는데, 이제는 제가 이 친구를 만나고 집에 돌아오면 왠지 모르게 기가 다 빨린 기분이 들어요. 저는 친구의 힘든 점을 다 들어주고 공감해주려고 노력하는데 정작 제 이야기가 나올 때는 은근슬쩍 화제를 돌리거나 "에이, 그 정도면 양반이지" 같은 식으로 말을 끊어버리니까 순간적으로 울컥하더라고요. 내가 이 관계에서 어떤 의미인가 싶기도 하고, 그냥 감정 쓰레기통이 된 것 같아서 마음이 참 복잡하네요.
서운함이 쌓여서 그런 건지, 아니면 제가 너무 예민해진 건지 모르겠어요.
그냥 나이가 들면서 서로 가치관이 달라진 거라고 생각하려고 하는데도, 막상 연락이 오면 무시하기는 미안하고 나가자니 벌써부터 피곤한 제 모습이 너무 싫어요. 이제는 억지로 맞추는 관계보다는 그냥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게 서로에게 더 나은 선택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같이 보낸 세월이 아까워서 망설여지네요.
다들 나이 들면서 이렇게 관계 정리하시는 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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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아까워서 붙잡고 있다가 나중에 더 크게 상처받더라고요.
그냥 서서히 연락 횟수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게 답인듯함.
마음 편한 게 최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