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COMMUNITY모든 이야기

거미도 꿈을 꿀까? 렘(REM) 수면을 하는 거미를 처음 확인했다

빗방울 2026.10.30 19:18 4분 읽기 조회 16 · 추천 2

우리는 잠을 자고, 꿈을 꿉니다. 그런데 거미도 사람처럼 '렘(REM) 수면'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뇌 구조가 완전히 다른 절지동물에서, 척추동물의 렘 수면과 놀랍도록 비슷한 현상이 관찰된 겁니다. (ScienceDaily 2026.10.27 보도 / 본 대학 연구)

portia1.jpg

연구 대상: '거미 사냥꾼' 포르티아

독일 본 대학 연구진이 택한 건 호주산 점프 거미 포르티아 핌브리아타(Portia fimbriata)입니다. 다 자라도 1유로 동전만 한 크기지만, 사냥 실력은 특별합니다. 다른 거미들을 전문적으로 사냥하거든요. 거미줄에 걸린 곤충이 발버둥 치는 진동을 흉내 내서 줄 위의 거미를 유인한 뒤 덮치는 겁니다.

이런 복잡한 사냥 전략은 학습 능력을 시사하기에, 수면과 인지 기능의 관계를 연구하기에 더없이 좋은 대상입니다.

'멈춰 있음'과 '잠'을 구분하는 법

문제는 거미가 진짜 자는지, 그냥 가만히 있는 건지 구분하는 일이었습니다. 연구진은 12cm 지름 접시에 거미를 한 마리씩 넣고, 적외선 카메라로 밤새 관찰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실험 두 가지를 했죠.

첫째, 소리 자극에 대한 반응 속도를 측정했습니다. 진짜 잠들었다면 반응이 느려집니다. 둘째, 수면 박탈 실험입니다. 잠을 방해한 뒤 '수면 리바운드'—즉, 다음날 더 많이 자서 보상하는지—를 확인했습니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거미는 조절된 수면을 자고, 뚜렷이 구분되는 두 단계를 가집니다.

눈이 움직이고, 다리가 씰룩

두 단계 중 하나에서 거미는 눈을 움직이고 근육을 경련시켰습니다. 정확히 렘 수면(빠른 눈 운동)의 표지 행동입니다. 물론 연구진은 렘 유사 행동이 관찰됐다고 해서 거미가 꿈을 꾼다고 단정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이들의 수면이 인간의 수면만큼 복잡한 과정이라는 증거는 분명하다고 말합니다.

portia2.jpg

뇌를 측정할 수 없다는 한계, 그러나

가장 큰 제약은 거미의 뇌 활동을 직접 측정할 수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며칠 밤낮의 고해상도 영상과 행동 관찰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관찰 + 자극 반응 + 수면 박탈이라는 세 축을 조합해 수면 단계를 정의해냈습니다.

왜 이게 큰 이야기인가

수면에 관한 지식은 대부분 척추동물, 특히 포유류와 조류에서 나왔습니다. 완전히 다른 신경계를 가진 동물에서 비슷한 기능이 발견되면, 수면이 언제, 왜 진화했는지를 재구성할 실마리가 됩니다. 나아가 사람의 수면에 남은 미스터리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죠.

연구진은 앞으로 거미 종 간 비교, 자연 환경과 실험실의 차이, 그리고 야간 인공 조명(ALAN)과 기후 변화가 거미류의 수면을 어떻게 방해하는지도 연구할 계획입니다. 밤에 켜둔 불빛이, 어쩌면 우리 집 거미의 꿈도 흔들고 있을지 모릅니다.

집에서 거미를 키우시는 분 계신가요? 밤에 몸을 씰룩거리는 걸 본 적 있으시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참고 자료

  • ScienceDaily — Do spiders dream? Scientists just found a surprising clue (2026.10.27): https://www.sciencedaily.com/releases/2026/10/261026225555.htm

이미지 출처 및 라이선스

  • 이미지 1: Portia fimbriata — Wikimedia Commons, CC BY 2.0
  • 이미지 2: Portia fimbriata — Wikimedia Commons, CC BY-SA 2.0

모든 이야기1496

가벼운 안부부터 깊은 생각까지, 함께 나눠요.

글쓰기
총 1496개의 이야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