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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TY모든 이야기

2026년 7월, 미국의 양자컴퓨터 회사 아이온큐(IonQ)가 반도체 공장을 가진 회사 스카이워터(SkyWater)를 약 18억 달러에 사들였습니다. 미국 안에서만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로는 가장 큰 곳입니다.

양자컴퓨터 회사가 왜 반도체 공장을 살까요? 이 질문에 답하다 보면 아이온큐가 어떤 회사인지, 그리고 양자컴퓨터가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가 자연스럽게 보입니다. 한국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이름이 꽤 알려진 회사라, 기초부터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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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릴랜드주 칼리지파크에 있는 아이온큐 본사. (IonQ headquarters College Park MD.jpg, CC BY-SA 4.0)

1. 양자컴퓨터, 한 문단으로

우리가 쓰는 컴퓨터는 모든 정보를 0과 1로 처리합니다. 동전으로 치면 앞면 아니면 뒷면, 둘 중 하나로 딱 정해진 상태입니다. 이것을 비트라고 합니다.

양자컴퓨터는 '큐비트'라는 것을 씁니다. 큐비트는 책상 위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는 동전과 비슷합니다. 계산하는 동안에는 앞면과 뒷면의 가능성을 함께 품고 있다가, 확인하는 순간 하나로 정해집니다. 게다가 여러 큐비트가 서로 묶여 함께 움직이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 성질 덕분에 특정한 종류의 문제는 일반 컴퓨터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오해하기 쉬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양자컴퓨터는 모든 일을 빨리 하는 '초고속 컴퓨터'가 아닙니다. 인터넷 검색이나 문서 작업은 지금 컴퓨터가 훨씬 잘합니다. 양자컴퓨터가 잘할 것으로 기대되는 건 새 약이나 새 소재를 만들 때 분자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계산하는 일처럼, 자연 자체가 양자의 규칙으로 움직이는 문제들입니다.

2. 아이온큐는 '원자 하나'를 큐비트로 쓴다

큐비트를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IBM과 구글은 아주 작은 전기 회로를 큐비트로 씁니다. 이 방식은 절대영도(영하 273도) 가까이 얼려야 작동합니다.

아이온큐는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원자에서 전자 하나를 떼어 내면 전기를 띤 원자, 즉 '이온'이 됩니다. 아이온큐는 이 이온을 진공 상자 안에서 전기의 힘으로 공중에 띄워 붙잡고, 레이저를 쏘아 상태를 바꾸는 방식으로 계산합니다. 이것을 '이온 트랩' 방식이라고 부릅니다.

이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자연이 만들어 준 '똑같음'입니다. 공장에서 만든 전기 회로는 아무리 정밀해도 하나하나 조금씩 다릅니다. 반면 같은 원소의 이온은 우주 어디서나 완전히 똑같습니다. 그래서 큐비트의 품질을 고르게 맞추기 유리하다고 평가받습니다. 반대로 계산 속도가 느리고 장비가 크다는 지적도 꾸준히 받아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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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방식의 차이를 쉽게 정리한 그림. (직접 작성)

3. 대학 연구실에서 시작된 회사

아이온큐는 2015년 두 교수가 함께 세웠습니다. 한 명은 미국 메릴랜드대의 크리스토퍼 먼로 교수입니다. 그는 1995년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에서 데이비드 와인랜드와 함께 이온으로 세계 최초의 양자 논리 연산을 해낸 사람입니다. 와인랜드는 이 연구 등으로 2012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다른 한 명은 미국 듀크대의 김정상 교수입니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벨 연구소를 거쳐 듀크대 교수가 됐습니다. 이온을 담는 작은 칩, 작고 안정적인 레이저 장치처럼 이온 트랩을 실제 제품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김 교수는 2026년 4월 한국 정부로부터 최고 등급 과학기술훈장인 창조장을 받았습니다.

두 사람은 약 25년간의 연구를 바탕으로 200만 달러의 초기 투자를 받아 회사를 시작했습니다. 2017년에는 구글의 투자 회사가 양자컴퓨터 분야 첫 투자로 아이온큐를 골랐고, 2019년 무렵부터 대형 클라우드 회사들과 손잡기 시작해, 2021년에는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의 클라우드 모두에서 누구나 아이온큐 양자컴퓨터를 빌려 쓸 수 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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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의 이온 트랩. 가운데 가는 틈 사이에 이온을 붙잡아 둔다. 아이온큐 기술의 뿌리가 된 연구 환경이다. (J. Jost/NIST, Public domain)

4. 상장, 그리고 창업자들이 떠난 뒤

아이온큐는 2021년 10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습니다. 일반적인 상장 절차 대신, 다른 회사를 사들이는 것만을 목적으로 먼저 상장해 둔 '빈 껍데기 회사(스팩, SPAC)'와 합치는 방식을 썼고, 이 과정에서 약 6억 3천만 달러를 모았습니다.

그 뒤로 회사는 크게 바뀌었습니다. 2023년과 2024년에 두 창업자가 차례로 회사를 떠나 학교로 돌아갔고, 당시 주가가 크게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2025년 2월에는 바로 그 스팩을 만들었던 니콜로 드 마시가 대표를 맡았습니다. 그는 '양자컴퓨팅의 엔비디아'가 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습니다.

5. 쇼핑하듯 회사를 사들이다

드 마시 대표 체제의 아이온큐는 인수에 공격적입니다. 양자 통신 회사(큐비텍, 라이트싱크), 양자 암호 회사(스위스의 ID 퀀티크), 위성 회사(카펠라 스페이스), 양자 센서 회사(벡터 아토믹)를 차례로 사들였고, 2025년에는 영국의 양자컴퓨터 회사 옥스퍼드 아이오닉스를 약 11억 달러에 인수했습니다. 2026년 7월 반도체 공장 스카이워터 인수를 마쳤고, 10월에는 보안 회사 엘리시티를 최대 13억 달러에 사들이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아이온큐는 양자컴퓨터만 만드는 회사에서 양자 통신, 양자 센서, 양자 보안까지 아우르는 회사로 바뀌고 있습니다. 회사는 이것을 '풀스택 양자 플랫폼'이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양자 기술에 관한 것이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하겠다는 뜻입니다.

6. 그래서, 왜 반도체 공장인가

이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실마리는 옥스퍼드 아이오닉스에 있습니다.

기존 이온 트랩 방식은 이온 하나하나를 레이저로 조종합니다. 큐비트가 몇십 개일 때는 괜찮지만, 수천, 수만 개로 늘리려면 레이저 장치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해집니다. 옥스퍼드 아이오닉스는 레이저 대신 칩 위의 전기 신호로 이온을 조종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양자컴퓨터의 핵심 부품을 일반 반도체처럼 공장에서 찍어 낼 수 있게 됩니다.

반도체처럼 만들 수 있다면, 다음에 필요한 건 반도체 공장입니다. 남의 공장에 맡기면 순서를 기다려야 하고 기술이 밖으로 새어 나갈 수도 있습니다. 아이온큐가 스카이워터를 사들인 건, 설계부터 생산까지 직접 빠르게 반복하면서 큐비트 수를 크게 늘리겠다는 계산입니다. 미국 안에서 생산을 해결한다는 점은 미국 정부와 국방 분야 고객을 상대할 때도 유리합니다.

7. 숫자로 보는 지금의 아이온큐

회사의 성장 속도는 빠릅니다. 2025년 매출은 1억 3천만 달러였고, 2026년에는 스카이워터 매출까지 합쳐 4억 5천만~4억 6천만 달러를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2026년 2분기 매출은 8,01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87% 늘었습니다. 6월 말 기준으로 현금과 투자 자산은 약 30억 달러입니다.

하지만 이익을 보면 이야기가 복잡해집니다. 2026년 1분기에는 약 8억 달러의 순이익을 냈다고 발표했는데, 2분기에는 약 18억 7천만 달러의 순손실을 냈습니다. 이렇게 크게 출렁이는 건 본업에서 번 돈이 아니라 회계상 평가 손익의 영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영업 상태를 보여 주는 지표(조정 EBITDA)로 보면 2분기에도 약 1억 2천만 달러 적자였습니다. 즉, 매출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아직 본업에서 돈을 버는 단계는 아닙니다.

기술 목표도 큽니다. 회사는 2025년 두 큐비트 사이 연산의 정확도 99.99%로 세계 기록을 세웠다고 발표했고, 2028년 20만 개, 2030년 200만 개 큐비트 칩을 목표로 내걸었습니다. 다만 이는 회사가 제시한 계획입니다. 큐비트는 아주 예민해서 쉽게 오류가 나기 때문에, 여러 개를 묶어 믿을 만한 큐비트 하나를 만드는 '오류 정정' 기술이 실제로 큰 규모에서 작동하는지가 관건입니다. 미국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2033년까지 실제로 쓸모 있는 양자컴퓨터가 가능한가'를 검증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고, 아이온큐는 그 2단계에 선정된 회사 중 하나입니다.

가장 가까운 확인 시점은 3분기 실적 발표입니다. 아이온큐는 11월 5일(미국 시간)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8. 아이온큐가 보여 주는 것

아이온큐의 10년은 '실험실의 물리학'이 '공장의 산업'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 줍니다. 교수 두 명의 연구에서 출발한 회사가, 이제는 반도체 공장을 사고 위성 회사와 보안 회사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원자 하나를 붙잡는 기술이 결국 '얼마나 많이, 얼마나 싸게 만들 수 있느냐'라는 아주 오래된 질문과 만난 셈입니다.

물론 이 질문의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초전도, 이온 트랩, 중성원자, 빛 등 여러 방식이 경쟁 중이고, 어느 쪽이 먼저 '정말 쓸모 있는 양자컴퓨터'에 닿을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합니다. 아이온큐의 공격적인 인수와 큰 목표가 그 경쟁에서 앞서 나가는 지름길이 될지, 아니면 무리한 확장이 될지는 앞으로 몇 년의 결과가 말해 줄 것입니다.

여러분은 양자컴퓨터가 우리 생활에 실제로 쓰이는 날이 언제쯤 올 거라고 보시나요?

이 글은 공개된 회사 발표와 보도를 정리한 것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는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참고 자료

이미지 출처

  • IonQ headquarters College Park MD.jpg — Wikimedia Commons, CC BY-SA 4.0
  • 두 방식 비교 그림 — 직접 작성
  • NIST Demonstrates Sustained Quantum Processing in Step Toward Building Quantum Computers (5941059262).jpg — J. Jost/NIST, Wikimedia Commons, 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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