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 앞사람이 왼쪽에 서 있고, 나는 오른쪽에 섰습니다. 걸어 올라갈 사람은 오른쪽, 서서 갈 사람은 왼쪽. 아무도 그 규칙을 정한 적 없는데 다들 압니다.
가끔 규칙을 모르는 사람이 왼쪽에서 서서 길을 막습니다. 뒤에서 누가 '저기요' 한마디를 합니다. 그 한마디가 하루치 짜증을 다 담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허드슨 야즈역 에스컬레이터 — Daniel Case,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생각해보면 저 규칙은 효율이 아니라 예절로 굳은 겁니다. 에스컬레이터 폭이 좁아서 누구는 양보해야 하는데, 말없이 정해진 쪽으로 서는 게 가장 조용한 방법이었던 거죠.
오늘은 왼쪽에 서서 올라가 봤습니다. 뒤에서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조금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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