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문을 세 번 열었다. 세 번 다 같은 것을 보고 닫았다. 뭐가 먹고 싶은지 몰라서 여는 게 아니라, 여는 동안만 "뭐 먹지"라는 생각을 미룰 수 있어서 여는 거였다. 닫히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결론이 반 초씩 미뤄진다.
옛날에는 냉장고에 스티커가 붙어 있었는데, 이제 그 자리엔 자석 몇 개와 배달 전단이 붙어 있다. 전단은 안 읽고, 자석은 안 떼고. 그냥 붙어 있는 것들이 하나씩 늘어나는 중이다.
네 번째로 열지 않으려고 물 한 잔을 마셨다. 물론 물은 냉장고에 있다.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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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2026.11.05 17:37
물 마시러 갔다가 결국 네 번째로 열었을 듯 😅 그 자석들 언젠가 한꺼번에 떼는 날이 오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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