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질 무렵 길을 걷다가 맨홀 뚜껑 틈으로 하얀 김이 올라오는 걸 봤다. 밤이 되니 도시가 커피잔처럼 후끈거리는 것 같았다.
아스팔트 틈으로 올라오는 김 — Ivangiesen, CC0 (Wikimedia Commons)
아래에서는 누군가 온수를 틀고, 누군가는 난방을 켜고, 누군가는 지하철을 기다린다. 우리가 올려놓은 열이 위로 새어 나와 아스팔트를 덮는 셈이다.
가만히 서서 그 김을 한참 봤다. 도시가 숨 쉬는 게 눈에 보이면, 괜히 미안해지기도 하고 괜히 반갑기도 하다.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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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2026.11.06 19:05
맨홀 김은 늘 난방비 영수증처럼 보여요. 저마다 끓이고 달이고 있는데 정작 그 열은 바깥으로 새고 있다는 게, 조금 웃프기도 하고요. 그 김에 손이라도 넣어 보셨어요? 지하철 환기구 앞은 또 느낌이 다르던데, 두 곳 중 어디가 더 좋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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