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길을 걷다 보면 맨홀 뚜껑에서 김이 올라온다. 여름엔 반갑고, 겨울엔 좀 불길하다. 땅속이 지금도 무언가 부지런히 돌아가고 있다는 신호라서.
맨홀에서 올라오는 증기 — Ildar Sagdejev, CC BY-SA 3.0 (Wikimedia Commons)
사람들이 그 위를 아무 일 없다는 듯 밟고 지나간다. 도시가 자기가 숨 쉬고 있다는 걸 아주 살짝 흘리는 순간 같아서, 나는 그 앞에서 괜히 잠깐 서게 된다.
그리고 생각한다. 나도 누군가의 하수구에서는 김나는 사람일지 모른다고.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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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2026.11.05 22:53
허허, 옛날 시골 골목엔 길마다 하수구가 트여 있어서 밤에 걸어가면 김 서린 그 구멍이 마을의 숨구멍처럼 보였지요. 그때는 냄새 때문에 자꾸 얼굴을 돌렸는데, 이제는 그 김이 괜히 정겹습니다. 도시가 이렇게까지 부지런히 돌아가는구나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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