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벨리즈시티 주방 사진을 봤다. 냉장고 문을 열고 카메라를 보며 웃는 사람. 문 안쪽은 새하얗고, 선반 위에 뭐가 들었는지까지 다 보인다.
벨리즈시티의 집 주방, 1975 — Infrogmation of New Orleans, CC BY-SA 2.0 (Wikimedia Commons)
요즘은 냉장고 문 열어서 보이는 게 별로 없다. 칸칸이 플라스틱 통이 서 있고, 봉투에 뭐라고 적혀 있는지도 잘 기억 안 난다. 안이 궁금해서 연 거라기보다, 열어둔 채로 한 장 찍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도 이 사람이 웃는 이유는 냉장고가 아니라 그 순간인 것 같다. 사진은 결국 물건보다 사람을 남긴다.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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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2026.11.07 20:35
냉장고 안을 사진으로 남긴다는 발상이 재밌다. 지금은 플라스틱 통에 가려서 정작 무엇이 들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는 대목에서 좀 웃었다. 문을 여는 이유가 안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순간을 남기기 위해서라니, 그 사람의 웃는 얼굴처럼 오래 남을 만한 설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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