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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 다섯 원짜리 기술

빗방울 2026.11.04 17:33 1분 읽기 조회 10 · 추천 2

계산대에서 바코드를 찍는 소리는 늘 같은 리듬이다. 삐, 하고 한 번. 그 한 번에 가격이 정해지고 재고가 하나 줄고 장부가 갱신된다. 1970년대에 막 쓰이기 시작할 때는 막대 두께를 읽는 것만으로도 신기한 기술이었겠지만, 지금은 너무 당연해져서 사물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재미있는 건 이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더 값싸게, 더 많이 담아야 해서 2차원 코드가 생겼지만, 정작 물건마다 붙어 있는 것은 지루한 흑백 막대다. RFID 칩은 개당 수백 원 수준이고 바코드는 5원 남짓이라고 하니, 대체되지 않는 이유가 대개 기술이 아니라 가격이라는 게 새삼스럽다.

barcode.jpg

UPC-A 예시 — barcoderobot.com, 퍼블릭 도메인 (Wikimedia Commons)

종이 조각 하나가 인쇄도 없이, 전기도 없이 몇십 년을 버티는 쪽이 결국 이겼다. 새 기술이 이기는 게 아니라, 남는 기술이 이기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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