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아침에 창문이 꽃처럼 하얗게 피어 있는 걸 보면, 밤사이에 누가 유리 위에 꽃을 새겨놓고 갔다는 생각이 든다. 손으로 만지면 바로 뭉개져서 흔적도 없어지는 그림.
성에가 어떻게 그렇게 가지를 잘 뻗는지 찾아보면, 수증기가 유리의 작은 흠집에서부터 얼어 붙기 시작한다고 한다. 씨앗 하나가 정해져야 나머지가 따라온다는 게 신기하다. 창문 틈으로 새어든 바람도, 방 안에 남은 습기도, 다 같은 얼음이 되는데 모양은 매번 다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창가 성에 — Tsyganov Sergey, CC0 (Wikimedia Commons)
내 유리창에는 꽃보다 잎사귀처럼 생긴 게 자랐다. 닦아버리기 아까워서 커튼을 한 장 더 열어둔 채로 아침을 먹었다. 어차피 해가 뜨면 없어질 것들인데, 그게 아쉬운 건 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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