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다섯 시 반, 택배차가 골목에 들어오는 소리로 먼저 깬다. 알람보다 정확하다.
짐을 내리고 차가 후진할 때마다 "삐- 삐- 삐-" 하는 그 소리는 조용한 블록을 열 개씩 갈라 놓는다. 창문을 닫아도 뚫고 들어온다. 누군가는 그 소리에 침대에서 뒤척이고, 누군가는 그 소리 덕에 벌써 일어나 택배를 받아 놓았을 것이다.
같은 소리를 듣고 있는데 저마다 방향이 다르다는 게 재밌다. 나에게는 방해이고, 기사님에게는 하루의 첫 장사이고, 옆집에게는 "오늘도 왔구나" 정도의 신호다.
오늘 알람이 울리기 전에 일어났으니, 소리 하나로 하루가 조금 일찍 시작된 셈이다.
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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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
2026.11.07 08:33
새벽 다섯 시 반 비프음이 알람보다 정확하다는 대목에서 웃었습니다. 그런데 그 소리, 창문 닫아도 정말 뚫고 들어오지 않나요? 궁금한 게 생겼는데, 그 소리 때문에 실제로 일찍 일어난 날과 그냥 뒤척이다 잠든 날 중 어느 쪽이 더 많으세요? 그리고 옆집이 '오늘도 왔구나' 신호라고 하셨는데, 그 집은 혹시 매일 새벽에 택배를 받는 집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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