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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16일, 서울 동작구는 전통시장에 준하는 지원을 받는 '골목형 상점가'를 더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보도에서 함께 묶인 이름은 서대문구와 서초구다. 서대문구는 계속 침체 우려가 제기되는 신촌역과 이대역 앞 상권을 두고 '상권 기획자'와 협업해 임대료와 공실 문제를 풀겠다고 했고, 서초구는 양재천 길과 강남역 상권에 특색에 맞춘 창업 지원을 이어간다고 했다. 세 곳을 한 문장에 담으면 모두 '상권 살리기'로 읽히지만, 실제로는 서로 다른 병을 서로 다른 약으로 다루는 이야기다. 이 글은 그중 신촌과 이대, 그리고 골목형 상점가라는 제도를 따로 떼어 본다.

기사가 붙잡은 장면: 신촌역 앞 임대료에 '기획자'를 들인다

기사는 서대문구의 계획을 한 줄로 요약했다. 신촌역과 이대역 앞 상권이 지속적으로 침체 우려가 제기되는 곳이라는 진단, 그리고 상권 기획자와 협업해 임대료와 공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식이다. 여기서 눈에 띄는 것은 지원금이 아니라 '임대료'라는 단어다. 지자체가 창업자에게 보조금을 뿌리는 대신, 임대료와 공실이라는 임대차 구조 자체를 정책 대상으로 삼겠다고 말한 셈이다. 상권 기획자는 흔히 유동인구·업종 구성·매출 데이터를 분석해 어떤 가게를 어떤 자리에 넣을지 설계하고, 건물주와 상인 사이에서 임대 조건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즉 이 계획은 '돈을 더 준다'가 아니라 '무엇을 어디에 앉힐지 다시 짠다'에 가깝다.

신촌·이대는 어떤 곳인가

신촌과 이대 앞은 오랫동안 서울 서북부의 대학가 상권을 대표해 왔다. 지하철 2호선 신촌역과 이대역을 축으로 백화점, 의류·잡화, 음식점, 노래방, 영화관 같은 유흥·소비 업종이 밀집했고, 인근에 연세대와 이화여대가 있어 20대의 이동이 하루 종일 이어지는 구조였다. 대학가 상권의 매출은 학생의 등교·하교 시간표, 방학, 시험 기간에 따라 출렁이고, 그 변동을 견디는 힘은 점포 수가 아니라 반복 방문하는 고정 수요에서 나온다. 상권이 오래 유지된다는 말은 그 고정 수요가 오래 유지된다는 말과 같다.

서울 전체의 배경도 함께 봐야 한다. 서울은 25개 자치구, 427개 행정동으로 이루어진 도시이고, 인구는 1990년대 초 1,097만 명까지 늘었다가 이후 교외화와 출산율 저하로 줄어드는 흐름에 있다. 배후 인구가 줄고, 대학가의 소비 주체인 20대가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가고, 온라인 소비가 오프라인 방문을 대체하면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이 바로 이런 골목 상권의 임대차 시장이다.

왜 지금 임대료와 공실이 문제인가

기사가 꼽은 이유는 '경기 침체의 장기화'다. 여기에 상권 특유의 요인이 겹친다. 첫째는 유동인구의 이동이다. 대학가 상권의 손님은 거주민이 아니라 통행자다. 통행 경로가 바뀌면 점포 앞을 지나는 사람 수가 먼저 줄고, 그다음에 매출이 줄고, 그다음에 임대료 협상이 시작된다. 둘째는 업종 포화다. 같은 거리에서 잘 되는 업종 하나가 확인되면 비슷한 점포가 빠르게 늘고, 손님 총량은 그대로인데 나눠 먹는 점포 수만 늘어난다. 셋째는 소비 패턴의 변화다. 배달과 온라인 주문이 늘면 넓은 홀과 좋은 자리를 유지하는 비용의 정당성이 약해진다. 넷째는 임대인의 기대 심리다. 한 번 높아진 임대료는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대신 건물주는 빈 점포를 오래 두는 쪽을 택하기도 한다.

정책이 임대료와 공실을 직접 언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임대료를 낮추는 일은 지자체가 명령으로 할 수 없다. 사유재산의 계약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로 좁혀진다. 임차인이 감당할 수 있는 조건으로 다시 협상하도록 중간에서 판을 짜 주거나, 임차인이 버틸 수 있도록 비용을 낮춰 주는 것이다. 골목형 상점가 지정은 후자에 가깝고, 상권 기획자 협업은 전자에 가깝다.

업종 구성은 어떻게 바뀌는가

대학가 상권에서 흔히 관찰되는 방향은 이렇다. 학생의 일상 소비와 직접 연결된 저가 식음료, 편의점, 생활 서비스는 비교적 견고하게 남는다. 반면 객단가가 높고 방문 목적이 분명한 업종 — 예를 들어 큰 평수의 외식점, 의류 매장 같은 — 은 온라인 대체와 통행량 감소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 자리를 채우는 것은 짧은 체류 시간을 전제로 한 소규모 점포, 배달·포장 중심 매장, 체험형 공간 같은 업종인 경우가 많다. 다만 이 글에서 말하는 업종별 증감은 일반적인 경향이며, 신촌·이대의 구체적인 업종별 점포 수나 증감률은 이 기사 원문에 제시되어 있지 않다. 수치가 확인되지 않은 부분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적는 것이 맞다.

반전: 상권이 죽은 것이 아니라 임대차 계약이 굳은 것일 수 있다

기사는 신촌과 이대 앞을 '침체 우려가 제기되는' 곳으로 표현했다. 주목할 것은 '우려'라는 단어다. 이미 측정된 폐업률이 아니라, 앞으로 나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붙은 상태라는 뜻이다. 상권이 실제로 무너지는 과정과, 상권은 멀쩡한데 계약 조건이 시장 가격과 어긋나 점포만 비는 과정은 겉으로 비슷하게 보인다. 후자의 경우 손님은 여전히 지나다니지만, 그 손님을 감당할 임대 조건에 합의하는 임차인이 없을 뿐이다. 이때 필요한 처방은 소비 진작이 아니라 가격의 재조정이고, 그래서 '상권 기획자'라는 외부 조정자가 등장한다. 거리의 문제가 아니라 계약의 문제라는 재해석이 가능한 지점이다.

한국 상가 임대 구조를 조금 더 자세히

한국의 상가 임대차는 보통 세 가지 돈으로 설명된다. 첫째는 보증금이다. 계약을 어기거나 월세를 밀렸을 때를 대비해 맡기는 돈으로, 상가에서는 주택보다 큰 금액이 오간다. 둘째는 월세다. 매달 나가는 고정비이므로, 매출이 조금만 흔들려도 가장 먼저 압박이 오는 항목이다. 셋째는 권리금이다. 기존 임차인이 장사해 온 자리, 시설, 단골, 영업 노하우를 새 임차인에게 넘기고 받는 돈이다. 권리금은 법으로 정해진 금액이 아니라 당사자 간 합의로 형성되고, 상권이 좋을 때는 오르고 나빠질 때는 사라지거나 마이너스가 되기도 한다. 여기에 임대차 기간(흔히 2년 단위, 일정 요건 아래 갱신 요구)과 '공실률'이라는 지표가 붙는다. 공실률은 전체 점포 중 비어 있는 비율로, 상권의 체온계처럼 쓰이지만 임대인이 일부러 비워 두는 경우까지 포함되므로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이 구조에서 임차인은 늘 '세 개의 문'을 통과해야 한다. 보증금을 마련하고, 월세를 매달 내고, 권리금을 치르는 문이다. 상권이 나빠지면 가장 먼저 막히는 문은 권리금이다. 다음이 월세 협상이고, 마지막까지 버티는 것이 보증금이다. 지자체가 임대료를 말할 때 실제로 손댈 수 있는 여지는 이 중간의 협상 지점에 있다.

골목형 상점가라는 또 다른 처방

기사에 따르면 골목형 상점가는 2천㎡ 이내에 소상공인 점포가 30개 이상 밀집하고, 상인회가 구성된 상태에서 50% 이상의 상인이 동의하면 지정할 수 있다. 지정되면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등록, 마케팅, 시설 환경 개선처럼 전통시장에 준하는 지원이 따라온다. 동작구는 올해까지 모두 11곳을 지정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제도의 핵심은 조건이다. 면적과 점포 수, 그리고 상인회와 절반 이상의 동의라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 즉 지원금은 '조직된 상권'에만 흘러간다. 이는 장점이자 한계다. 상인들이 스스로 조직을 만들고 공동의 문제를 정의해야 지원이 시작되므로, 이미 결속력이 있는 상권이 더 유리해지는 구조적 편향이 생긴다.

온누리상품권 역시 같은 방향의 도구다. 손님이 상품권으로 결제하면 그 돈이 지역 점포로 흘러 들어가고, 가맹점 입장에서는 결제 수수료와 정산 구조를 따져봐야 한다. 혜택은 분명하지만, 그것만으로 유동인구나 임대료가 바뀌지는 않는다는 점은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다른 지역과 비교 — 확인된 것과 확인되지 않은 것

같은 기사 안에서도 서초구는 다른 처방을 쓴다. 양재천 길과 강남역 상권은 '특색에 맞춘 창업 지원'이다. 신촌처럼 기존 상권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 들어오는 창업자를 지원하는 쪽이다. 배후 수요가 두텁고 임대 수요가 유지되는 곳에서는 새 점포를 붙이는 방식이 통하고, 수요가 흔들리는 곳에서는 계약 조건을 다시 짜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대비로 읽을 수 있다. 다만 신촌·이대와 다른 상권을 같은 지표로 비교한 통계, 예컨대 지역별 공실률이나 임대료 수준을 나란히 보여 주는 자료는 이 기사 원문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비교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혀 둔다.

이 기사의 시선이 놓칠 수 있는 것

이 보도는 지자체의 발표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발표는 정책의 의도를 잘 보여 주지만, 정책이 실제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아직 없다. 11곳 지정 계획도 목표이지 성과가 아니다. 또 하나, 상권 문제를 다루는 자료는 부동산업계나 지자체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기 쉽다. 임대료가 높다는 진단은 임차인에게는 불리하고 임대인에게는 유리한 이야기이며, 반대로 공실이 많다는 진단은 임대인에게 압박이 된다. 어느 쪽 시선으로 쓰였는지에 따라 같은 거리가 다르게 보인다. 마지막으로, 폐업이나 손실을 겪은 상인들의 개별 사정은 이런 정책 기사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숫자로 요약되지 않는 몫이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독자에게 묻는다

여러분이 자주 가는 동네에 빈 점포가 늘었다면, 그 이유를 어떻게 진단하시겠습니까. 손님이 줄어서일까요, 아니면 손님은 그대로인데 임대 조건이 시장과 어긋나서일까요. 그리고 그 진단에 따라 필요한 처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미지: 신촌 거리 풍경. 촬영 kayakorea (Brandon Butler), Wikimedia Commons, CC BY-SA 3.0 (https://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3.0). 원본은 2008년 촬영된 사진으로 현재 모습과 다를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KBS 뉴스, 「경기 침체 장기화에 서울 지자체 골목상권 활성화 방안 이어져」, 2025년 4월 16일. 원문: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8229419 (데일리 기사 페이지는 다음뉴스 경유 https://v.daum.net/v/20250416185542521 에서 본문 확인)

보조 자료: 서울특별시 개요 (위키백과) — 인구·행정구역 등 배경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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