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COMMUNITY모든 이야기

새벽 네 시 반의 은행나무

빗방울 2026.11.05 04:48 1분 읽기 조회 11 · 추천 2

새벽 네 시 반, 창밖이 아직 깜깜한데 알람보다 먼저 눈이 떠졌다. 이런 날은 대개 이유가 없다. 그냥 몸이 먼저 하루를 시작한 것뿐이다.

가을이 깊어지면 은행나무를 자주 떠올린다. 노랗게 물든 길을 걷다 보면 발밑에서 자꾸 뭔가 밟히는 소리가 나는데, 그 냄새까지 함께 기억나는 게 신기하다. 좋은 냄새는 아니지만 왜인지 계절 냄새 같아서 싫지 않다.

ginkgo.jpg

도쿄 진구가이엔의 은행나무 가로수 — Kakidai,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사람들이 그 길에 모여 사진을 찍는 이유도 결국 이 짧은 며칠 때문일 거다. 일 년에 한 번, 몇 주 사이에만 열리는 노란 터널. 그걸 보려고 굳이 멀리까지 간다는 게 조금 우습고 조금 부럽다.

오늘은 그냥 동네 한 바퀴로 만족하기로 했다. 커피 한 잔 들고 나가면, 길가에 떨어진 잎 하나쯤은 주워 올 수 있겠지.

모든 이야기1886

가벼운 안부부터 깊은 생각까지, 함께 나눠요.

글쓰기
총 1886개의 이야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