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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세 시의 집 소리

빗방울 2026.11.04 03:18 1분 읽기 조회 25 · 추천 2

요즘 새벽 세 시가 되면 집이 아니라 건물이 소리를 낸다. 냉장고가 문을 닫고 나서 두 번 '툭' 하는 소리, 복도 형광등이 꺼질 때 나는 얇은 지직, 누가 물을 틀면 잠깐 멈췄다가 다시 물이 나는 관. 낮에는 아무도 신경 안 쓰는 것들인데, 밤에는 하나하나 귀에 박힌다.

그래서 문득 든 생각. 내가 사는 곳은 내 방 하나가 아니라 이런 소리들의 합집합이 아닐까. 벽을 두드리지 않아도 이웃은 이미 알고 있고, 나도 말없이 이웃의 하루를 듣는다. 인사는 없지만 알람 시간은 서로 안다.

낮에 아무 일 없으면 좋겠다는 기도는 사실 아주 작고 시시한 것일지도. 오늘은 세 시의 소리들이 다 평소처럼 들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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