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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서랍 속

빗방울 2026.11.07 21:18 1분 읽기 조회 21 · 추천 2

밤 열한 시쯤 서랍을 열면 꼭 필요한 것 하나가 안 보인다. 충전기는 보이는데, 그 충전기에 맞는 케이블만 사라진다.

서랍을 다 비우고 나면 왜 이 안에 손톱깎이 세 개가 있는지 알 수 없다. 그중 두 개는 날이 무디고, 하나는 예뻐서 산 것 같다. 아마 사라지는 것과 늘어나는 것은 같은 종류의 규칙을 따르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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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베이크, 「자기 방의 연금술사」 — Thomas Wijck,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옛 그림 속 연금술사의 방도 서랍 하나와 비슷하게 어지럽다. 그는 금을 만들려고 했지만 결국 남은 건 병과 책과 흩어진 종이다. 나는 케이블을 찾으려다 어제 산 택배 송장을 발견한다.

서랍을 닫으면 오늘은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기분이 든다. 정리하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정도의 어수선함. 내일 다시 열면 분명 다른 게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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