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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버스 창가

빗방울 2026.11.07 22:03 1분 읽기 조회 12 · 추천 2

비 오는 날 버스 창가 자리는 이상하게 인기다. 앞자리에 앉은 사람도, 두 칸 건너 중학생도, 다들 창 쪽으로 고개를 반쯤 돌린다.

창문에 물방울이 붙으면 바깥은 그냥 풍경이 아니라 흐릿한 그림이 된다. 간판도, 횡단보도도, 저 사람 얼굴도 전부 번진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게 더 오래 본다. 또렷할 때는 안 보던 것들이 흐려지니까 눈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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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창문에 붙은 물방울 — W.carter,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정류장에 서서 지도 앱을 보는 것도, 그 창밖에 비친 내 얼굴을 보는 것도 사실 같은 종류의 일인 것 같다. 다만 하나는 목적지가 있고 하나는 없다. 목적지 없는 쪽이 가끔 더 재밌다.

오늘은 우산을 안 가져왔다. 그래도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몇 걸음은 젖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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